줄넘기
이안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의 첫 초등방학, 무엇을 경험하게 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하다가 엄마 틀에 아이를 맞추지 말자는 생각에 몇 가지 가이드만 주었더니 아이는 고민도 없이 『줄넘기』를 선택했다. 다니는 태권도장의 특강이라 오전 오후 태권도장에 가는데 무리가 아닐까 싶었지만, 아이의 선택이니 신나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지지해주기로 했다. 

 

사실 내가 아이의 『줄넘기』를 응원하는 것은 두 번째다. 유치원에 다닐 때 처음 줄넘기를 배웠는데, 우리 아이는 단 하나를 넘었다고. 하지만 단 하루도 빼지 않고 연습을 해서 “어머니, 찹쌀이는 끈기의 대명사에요. 매일 줄넘기부터 연습하는 게 진짜 멋지고 기특해요” 소리를 듣게 했다. 물론 노력보다 결과가 미비하여, 여전히 『줄넘기』를 잘하지 못하지만, 그게 대수인가. 포기하지 않는 것, 즐겁게 참여하는 것이면 충분하지. 그런 나의 마음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책, 『줄넘기』를 만났다. 

 

아이와 『줄넘기』를 읽으며 코끝이 찡해졌다. 사실 『줄넘기』라는 제목 때문에 큰 기대 없이 펼쳤는데, 책 속에는 아이들의 도전, 함께 해내는 가치, 한 단계 한 단계 넘어서는 기쁨, 포기하지 않는 끈기, 다시 발을 딛고 일어서면 된다는 응원까지 가득 담겨있더라. 10명의 아이가 “와! 우리가 끝까지 같이 뛰었어” 하며 상기된 얼굴로 웃는 장면에서는 괜히 가슴이 찡해졌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 무엇에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든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찡한 내용처럼 일러스트도 무척이나 볼거리가 많다. 단순한 일러스트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고,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밝음은 더욱 빛을 발한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이지만 최선을 다한 얼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일러스트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한 페이지에 한 두 줄, 글씨가 거의 없음에도 일러스트에서 전해지는 감동이, 글자의 힘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는다. 

 

방학특강이 끝날 무렵, 우리 아이는 『줄넘기』를 몇 개나 넘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도 넘지 못해도 상관없다. 우리 아이가 노력한 시간, 최선을 다한 마음만으로도 배우는 것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혹여 아이가 자신의 성과에 위축이 된다면 이 책을 다시 같이 읽어야지. 잘하지 못하더라도 다시 땅을 디디면 된다고 말해줘야지.

 

이안 작가님의 『줄넘기』는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며 만나게 될 고비의 순간들인지도 모른다. 그 순간순간 함께 줄을 넘어줄 사람이 되어주어야지. 내 아이가 아니라도 손이 필요한 아이에게 기꺼이 손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