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두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랬을 겁니다. 

한 명밖에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주저했습니다. 나를 낳아준 사람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낳은 사람을 구할 것인가. 그리고 제가 얼마나 찢어지는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는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겁니다. 미래가 창창한 쪽이 살아남아야 한다거나 어머니라면 당연히 자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탁상공론은 딱 질색입니다. 그런 사람이야 결국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채 도망칠 게 뻔할 겁니다. (p.80)

 

 

이미 '밀리언셀러'라는 당당한 별명을 달고 나에게 온 책, 『모성』. 바쁠 때 가장 손에 잡지 않는 영역이 소설인데도 이 책을 읽은 것은 밀리언셀러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미나토 가나에의 전작, 「고백」이 꽤 재미있었던 것도 한몫했고. 그런데 『모성』을 읽고 난 후 뭔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기분이 쭉 남는다. 그래, 결과적으로는 해피앤딩인 이 소설에 나는 왜 이렇게 많은 사족을 붙이고 있는 것인가. 

 

전작에서도 그랬듯, 미나토 가나에의 스토리는 매우 탄탄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참신하다 여겨진 부분은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듯한 문체 덕분에 독자에게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하고, 주인공과 같이 고민하게 하는 입체적 효과가 있다. 물론 주인공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불친절(?)함도 있지만, 이름은 몰라도 전혀 상관없다. 

 

사실 『모성』이라는 제목으로 어떤 내용의 소설이 진행될지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점점 뜨악하더라.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식의 비교문이 싫은 나는, 이 책의 전제조차 버겁더라.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면 나는 그 자체로 견딜 수 없었을 것 같다. 아무튼, 엄마와 딸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과 그것을 겪는 당사자, 또 선택되는 이들(!), 주변인들의 심리상태를 엿보며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나 놀라워졌다. 

 

그래서일까. 소설인데도 읽고 나서 오래 여운을 남겼다. 모성에 대해, 감히 선택할 수 없는 문항에 대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마음에 대해, 사회가 요구하는 모성이라는 감정에 대해 많은 고민이 들더라. 독자에게 이렇게 다양한 고민을 품게 하는 자체가 훌륭한 소설이라는 반증 아닐까? 대부분 소설이 재미있게 읽고 서서히 잊히는데, 이 책은 읽고 난 후 더 선명해지는 묘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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