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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
아니 바실리 지음, 에다 에르테킨 토크쇠즈 그림, 김경희 옮김 / 한빛에듀 / 2023년 6월
평점 :

내가 만나본 모든 엄마들은 '아이와 책'이라는 주제로 할 말이 많다. 진짜 단 한 명도 예외가 없다. 반 이상의 엄마는 “아이가 책을 너무 안 읽어서 걱정”이고, 우리집처럼 책을 좋아하는 집은 “아이가 밥 먹을때도 책을 봐서 걱정”이거나 “책때문에 눈이 나빠질까 걱정”이다. 그뿐인가. 무슨 책을 읽게 할지도 걱정, 책을 그냥 읽기만해도 되는지도 걱정, 이런 책을 읽게 해줘도 되는지 걱정, 몇살까지 읽어줘야 할지도 걱정, 정말 끝도 없는 걱정이 가득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책을 좋아하기에 아이에게 더 좋은 책을 읽게 해주고 싶고, 책을 더 좋아하게 재미있는 독후활동도 해주고 싶고, 이왕 읽는 거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음 좋겠다. 그런 모든 엄마들에게 한권의 책이 말한다.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 라고.
한빛에듀의 신간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는 책에 대한 다양한 개성을 가진 10마릐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읽은 책은 잊어버리는 코끼리 콕콕이, 책을 수집하는 개미 바리바리, 책을 깨끗하게 보관하는 야무진느, 잠이고 뭐고 책이나 읽고 싶은 콩콩이, 읽고 또 읽는 똘똘이 등 현실에서도 닮은 꼴을 찾을 수 있을 듯한 동물들의 모습에서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우리 아이는 엄마는 이름을 '바리바리 콩콩똘똘 씽씽뿌부 야무진느'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고 키득거렸다. 얘야, 너는 안그런 것 같지? 너는 '바리바리 콩콩똘똘 씽씽뿌부 야무진느 2세'야. )
사실 대부분의 애서가들이 자신과 닮은 모습을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 는 그 내용자체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주지만, 이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도 엄청나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책을 어떤 방법으로 읽는 것이 좋은지 등 우리가 그동안 책을 놓고 고민했던 그 모든 정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정답이 뭐냐고? 물어서 뭐해. 책 제목처럼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지!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를 읽는 내내 책은 사실 어떻게 읽어도, 어떤 것을 읽어도 좋다는 것을 다시 깨닫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도 좋지만 일단은 재미를 붙여야 한다는 것도 새삼 생각했다. 책에서 만나본 '독자들이 누리고 싶은 유쾌한 독자의 권리'를 아이와 읽어보며 책을 진짜 사랑하는 법에 대해, 책을 진짜 제대로 즐기는 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어른을 포함하여, 이세상 모든 '독자'들이 꼭 한번 만나보면 책에 대한 애정과 마음가짐을 정비해볼 수 있을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였다. 아, 물론 재미있는 건 당연하고!
덤으로 “독자들이 누리고 싶은 유쾌한 독자의 권리 10가지”를 덧붙이니, 그대들이여, 그저 자유롭게 책을 즐기고 사랑하라. 혹시 누가 당신들의 책사랑을 방해한다면 큰소리로 외쳐라.
『내 멋대로 읽으면 어때서!』라고.
독자들이 누리고 싶은 유쾌한 독자의 권리 10가지
1. 읽은 책을 잊을 권리
2. 책을 읽고 싶은 만큼 쌓아둘 권리
3. 깨끗하게 책을 보관할 권리
4. 보던 책을 다 읽고 잠잘 권리
5. 읽은 책을 또 읽을 권리
6. 여러 책을 한꺼번에 읽을 권리
7. 재미난 책을 함께 읽을 권리
8. 책을 원하는 속도로 읽을 권리
9.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아는 척 하지 않을 권리
10.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릴 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