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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 자하 하디드 ㅣ 바위를 뚫는 물방울 5
지넷 윈터 지음, 전숙희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세요.
나는 계속해서 불가능에 도전해요.
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어요.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문장일 테다. 나 역시도 이 문장들을 여러 번 들어왔는데, 몇 번이나 들은 후에야 이 문장과 연결된 인물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나에게 많은 용기와 감명이 되었던 이 문장을, 이제는 아이에게 자주 말해준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너의 생각 주머니를 계속 키워가라고. 아이가 어리고 소중하다는 생각에 불가능에 도전하라는 말은 아껴왔는데, 나는 며칠 전 아이에게 그 말을 처음으로 꺼냈다. 아이가 태권도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기 때문. 물론 아이가 태권도에서 엄청난 성과를 이루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스스로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주저하는 '운동'이라는 영역도 해볼 만 하고, 재미있다고 느끼기를 바란다.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길 바란다.
운동하고 온 아이와 샤워 후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자하 하디드』를 꺼내 들었다. 이 책이 지금이 적기라 느낀 까닭은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와 낯선 것의 아름다움, '여성'이라는 성별에도 제한이 없음을 알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자하 하디드』는 프리츠커상, 영국 최고의 건축상 등을 받은 최초의 여성으로서, 알 와크라 경기장, 광저우 오페라하우스, 갤럭시 소호 등을 건축한 분이다. '최고의~'이라는 수식어도 멋지지만, 자신의 한계나 사회의 제약에 멈추지 않고 최선을 다한 노력파이기에 더욱 빛나는 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에게도 꼭 한번 이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는데, 마침 씨드북의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자하 하디드』를 만나게 되어 아이와 읽어보며 또 한 번 감탄을 했다.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자하 하디드』는 자하 하디드를 더욱 반짝이게 표현해냈다. 일단 일러스트. 단면 위에 표현하는 일러스트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선과 색 등의 조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사막을 표현한 장면이나 알 와크라 경기장을 표현한 부분이 아름다웠다. 우리 아이도 알 와크라 경기장 모습을 보며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 같다고 표현을 했다. 나 역시 오페라하우스의 내부모습을 그린 장면은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일러스트 못지않게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자하 하디드』의 내용도 좋았다. 자하 하디드의 명언들을 만나볼 수 있기도 했고, 그녀의 생각이나 업적을 무척 자세히 표현해주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그녀가 어떤 일을 했는지 배울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뒤 페이지에는 그녀의 건축물을 한 곳에서 확인해볼 수 있게 해주어 내용을 정리해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자하 하디드의 업적을 배우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자하 하디드』의 가장 큰 매력은 이 책을 읽는 꼬마 독자들이 자신들도 꿈을 향해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문장에 가슴이 뛰는 것은 어른만이 아닐 테니 말이다.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자하 하디드』를 통해 만난 자하 하디드는 독자들에게 선입견을 깨는 것, 꿈을 향해 걷는 것, 노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단단하고 멋진 책이다.
우리 아이 역시 조금씩 성장하며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때때로는 좌절을 때때로는 성취를 맛보게 되겠지. 그 모든 순간에서 배움이 있기를, 또 성장할 수 있기를, 끊임없이 생각을 펼치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