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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감사 ㅣ 신나는 새싹 198
클레어 손더스 지음, 켈시 개리티-라일리 그림, 이계순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5월
평점 :

우리 아이는 부족한 엄마를 대신에 하느님의 달란트를 많이 갖고 태어났다. 그중 가장 감사하는 것은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 아이는 늘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등의 표현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 (종종 자신이 미안하거나 고마워야 할 상황에도 우리 아이의 사과나 감사 인사를 받는 아이들을 보며 속 천 불이 날 때도 있지만) 예쁘게 마음을 전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나도 하느님께, 잘 키워주신 '할마','할빠'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런 우리 아이가 엄마와 할머니께 선물하고 싶다는 책이 있다. 바로 『세상의 모든 감사』. 세계의 다양한 언어로 감사함을 표현하는 따뜻한 책이다.
사실 『세상의 모든 감사』를 읽기 전에는 반신반의했다. 감사하다는 말로 책 한 권을 채울 수 있을까? 언제인가 '사랑해'를 세계언어로 표현(정확히는 그저 번역)한 책을 만나고 무척 지겹고 시시하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이 책도 그렇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 하지만 책을 읽어보고 코끝이 찡해진 것은, 단순히 감사하다는 것을 여러 언어로 번역한 책이 아닌 감사함이 무엇인지, 감사를 표현하는 행위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감사하는 관습 등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 그뿐인가. 자연이나 사람 등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행동들도 가르치고 있어 아이들이 '감사의 언어'를 넘어 '감사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우리 아이도 『세상의 모든 감사』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다양한 언어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내 감사를 표현하는 방법 등을 꼼꼼히 읽었다. 특히 “일상이 행복해지는 감사 습관 기르기”를 보며 감사 일기장을 써야겠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감사』를 읽고 각국의 감사 인사를 따라 해보기도 하고, 감사하는 대상, 이유 등에 대서도 이야기를 해보았다. 아이가 나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온 마음이 따뜻해졌다. 할머니가 오시면 이 책을 보여드리고 안아드려야겠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감사하는 마음'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본인이 느껴야 하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아마 『세상의 모든 감사』를 만나는 모든 사람은 감사한 것이 얼마나 찡한 것인지, 그걸 느끼는 것도 느끼게 하는 것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니까.
엄마와 할머니께 받은 사랑은 『세상의 모든 감사』에 등장하는 모든 언어로 감사하다고 말해도 부족하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니, 나 역시 『세상의 모든 감사』에 등장하는 모든 말로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진다.
그 모든 마음을 담아, 이 아이의 엄마라서,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