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이야기 모든요일그림책 9
김혜진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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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의 우리 동네는 참 예쁘다. 동네가 형성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 아직 나무는 작지만, 그래도 제법 우거진 나무와 올망졸망 심어진 여러 꽃의 조화, 졸졸 흐르는 작은 시냇물까지. 산책로를 걷고 있자면 절로 “봄이다. 봄이야” 소리가 꽃망울처럼 터져 나온다. 이렇게 예쁜 동네에 사는데도 최근 무척이나 질투 나는 풍경을 하나 만났다. 바로 모든 요일 그림책의 『푸른 이야기』.

 

『푸른 이야기』는 마음이 갑갑하고 막막한, 회색빛의 어느 날 만나게 된 푸른수목원의 아름다움과 싱그러움을 가득 담은 책이다. 푸른수목원이라는 곳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철길이 멈추어있고, 수많은 꽃과 나무, 온기와 향기를 품은 아름다운 장소인가보다. 오일 파스텔로 페이지 가득 그려진 일러스트를 통해 나무의 싱그러움과 꽃의 향기, 작가가 느끼는 위안과 평온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은 『푸른 이야기』 속 나무들에서 나 역시 위안과 교훈을 얻는다. 아이는 『푸른 이야기』에 적힌 “인내와 꿋꿋함, 용기와 든든함”이라는 말이 무척이나 좋았는지 며칠이나 나무를 바라보며 그 표현을 따라 했다. 

 

아이가 뽑은 『푸른 이야기』 속 명장면은 “용기와 든든함을 담습니다”라고 적힌 페이지의 키 큰 나무였다. (아이 표현에 따르면) 앤셜리처럼 상상하고 꿈을 꾸라고 소녀를 이렇게 그려둔 것 같다며, 자기도 나무의 용기와 든든함을 배우고 상상하고 꿈꾸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가 뽑은 『푸른 이야기』 속 명장면은 “화사함과 싱그러움”이라고 표현된 페이지의 희고 붉은 꽃들이 가득한 페이지. 마치 우리 동네 산책로의 모습 같아서 당장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와 『푸른 이야기』를 만나신다면, 시처럼 은유가 가득한 표현들을 소리 내서 읽어보시기도 하고, 각 페이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모네나 고흐 등 이름난 화가의 작품도 분명 깊은 감동을 주지만, 그림책 안에서 만나는 일러스트들에서도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푸른 이야기』를 쓰고 그리신 김혜진 작가님은 푸른수목원에 헌정하는 책이라고 하셨지만, 어쩌면 이 책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과 아름다움,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페이지를 하나하나 천천히 감상하는 아이를 보며, 아이가 평생 이렇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책의 감동을, 그림이 주는 평온을 느끼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5월의 어느 날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푸른 이야기』 덕분에 또 한 번 자연에게서 벅찬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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