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북멘토 그림책 13
조수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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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였던 나는 거의 모든 사람 그림에 “꼬추”를 그렸다고 한다. 맞다. 남자의 생식기 말이다. 고지식한 집안 장남의 둘째 딸로 태어난 바람에 태어남과 동시에 구박을 받아야 했던 아이. 모르긴 몰라도 엄마와 아빠의 깊은 사랑이 아니었다면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로 인해 동생을 몹시 미워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그토록 부지런히 꼬추를 그려댄 덕분인지 나는 남동생이 생겼다. 남동생 덕분에 “쟤가 아들이었어야지” 소리에서 해방되었기에 나는 그때도 지금도 내 동생이 그렇게 이쁘고 귀하다. (살짝 질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동생이 무척 귀하지만, 모든 형님이 동생이 귀하기만 하지는 않을 거다. 천사 같은 우리 언니도 나의 여우 짓 때문에 아빠에게 혼나서 미울 때도 있었다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동생이 생긴 형님들에게 주고 싶은 책,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를 소개한다. 

 

조수현 작가님의 귀여운 표현력을 엿볼 수 있는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동생이 태어나길 기다리는 마음, 동생으로 인해 섭섭해지는 마음, 동생에게 심통을 부리는 마음, 다시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단계별로 담고 있어, 동생이 생긴 첫째들의 마음을 안아줄 수 있다. 만약 동생을 기다리거나, 동생이 생긴 첫째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다면 좋겠다.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아주 어린 '형님'들부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단 문장이 쉽고 간결하다. 간결한 문장이다 보니 어린아이들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빗대어 표현하기에 더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 짧은 문장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속마음을 들어볼 수 있을 듯하다. 

 

일러스트도 매우 매력적이다.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동그라미나 네모 등, 어린아이들에게도 익숙한 도형으로 구성되어 잇기 때문에 도형 모양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 편안한 감상이 가능하다. 또 무척 알록달록한 색으로 구성되어 처음 모양이나 색을 배우는 아이들에게도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리라 예상된다. 

 

사랑은 강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동생을 예뻐해야지”. “동생은 어리잖아” 등의 말로 사랑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게 가능하다면 세상에 짝사랑으로 우는 사람도 없겠지. 나는 사랑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기에, 첫째도 둘째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를 통해 첫째에게 둘째를 받아들일 준비를, 시간을 주면 어떨까.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첫째가 된 모든 첫째에게 응원을 담은 책,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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