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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려도 괜찮아 -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ㅣ 신나는 새싹 170
김주경 지음 / 씨드북(주) / 2022년 1월
평점 :

나와 아이는 비슷한 점이 참 많다. 성향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다. 같이 살다 보니 음식이나 생활방식이 비슷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아이와 비슷한 것은 여러모로 좋지만, 속상한 일도 있는데, 나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점을 아이가 가진 것을 발견할 때가 가장 그런 것 같다. 소심하므로, 나에게 주어진 것은 힘들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도 해내야 하는 성미를 보일 때면 속이 상해진다. 안되면 포기하는 융통성은 왜 탑재하지 못한 거니. 이것이 비단 우리 집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기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를 위해, 우리 모녀의 멘탈을 관리를 돕는 책, 『다시 그려도 괜찮아』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다시 그려도 괜찮아』라는 읽기에 따라 매우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러니 모든 집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만나보셔도 좋을 것 같다.
『다시 그려도 괜찮아』라는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로 시작된다. 눈썰미가 좋은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아이들은 모두 다른 색으로 선을 긋는다. 나는 이 책에서 이 '색'이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했다. 첫 장에서는 혼자만 '색깔'인 아이가 등장하는데, 모두가 흑백인 세상에서 혼자 색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재미를 이루며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남들과 같도록 교육하는, 남들처럼 되라고 가르치는 우리의 슬픈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었달까.
『다시 그려도 괜찮아』의 일러스트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게, '선'위에서 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선은 누구를 만나는 '연장선'이 되기도 하고 공포를 주는 '외줄'이 되기도 한다. '성공가도'가 되기도 하고, '제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계'였다. 끝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고, 뛰어내려도 된다는 장면에서 용기를 내 뛰어내리는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온전히 담고 있었다. “이젠 네가 다시 그려봐”라는 문장에서는 눈물이 날 것 같더라.
굳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읽어도 아이들이 저마다 꿈꾸는 세상을 향한다는 느낌으로 읽히는 좋은 책이지만, 작가님이 선 하나하나에 담아놓은 진심이나 응원을 생각해보면 더 많은 감동을 주는 엄청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가 용기를 잃을 때마다 꺼내 보면서 다시 그려도 된다고, 끝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줄 고마운 책이다.
우리는 평생 수많은 선을 만난다. 어떨 땐 그 선위를 걷고, 따라가기도 하고, 뛰어내리기도 하며 넘어서기도 하고, 앉아서 쉬기도 하겠지. 우리 아이가 만나게 될 모든 선에는 중간중간 행복이 묻어나기를, 가끔 힘들어서 가시밭 같은 선을 걷게 되더라도 그 선이 곧 끝난다는 것을 아이가 알 수 있기를. 또 그 모든 순간마다-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아이의 기준으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해본다. 세상 모든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용기의 책, 『다시 그려도 괜찮아』였다.
사랑하는 아이야, 다시 그려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