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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 ㅣ 성교육 배움 노트 시리즈
조현아 외 지음, 이효실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4월
평점 :

얼마 전 한 도서리뷰에서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적었더니 어떤 분께서 “요즘 아이들이 이성에 일찍 눈떠서인가?”라고 묻는 것에 깜짝 놀랐다. 그분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아직도 '성(性)'을 그저 이성과의 관계만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했다. 진짜 성교육은 아이가 자신을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서로의 경계선을 존중하는 것임을 세상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솔수북에서 출간된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책은 『남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와 짝꿍 책으로, 현직 보건교사들이 만든 제대로 된 성교육 도서다. 부디 모든 가정에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자아의 소중함을 배우길 바라본다. 아이의 성별에 맞는 도서는 물론이고, 다른 성별에 맞는 도서도 공부한다면 서로를 더욱 존중하고 소중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는 '나는 궁금해', '모두 소중해', '가족 또한 소중해', '성폭력을 조심해' 등의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의 첫 장 '나는 궁금해'에서는 태아가 생기는 과정에서부터 엄마 뱃속에서의 성장, 노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생식기나 월경 등의 신체 성장 및 내적인 성장을 다룬다. 이 책이 진짜 실질적임을 느꼈던 것이 아이들이 건전한 방법으로 자신의 성을 알아가도록 해준다는 것. 어떨 때 병원에 가야 하는지, 자위행위에 대한 안내, 브래지어 입는 법 등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가득하다. 사실 우리 또래의 엄마들도 그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에 (우리는 정말 영국 4세용으로 제작된 올챙이 영상이나 보여줬다) 아이와 이 책을 보며 아이에게는 제대로 된 상식을 알려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 두 번째 장 '모두 소중해'의 내용이 가장 마음에 닿는 것이 많았다. 자아존중감 자기 결정권에 대해 풀어준 내용도 너무 좋았고, 양성평등에 관한 내용은 한 줄도 버릴 것 없이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용이 가득했다. 그외에도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잘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서로의 경계를 이해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 세번째 장 '가족 또한 소중해'에서는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이해하고, 집 안에서의 성 평등 등을 다룬다. 여담을 전하자면 아이가 아빠에게 “우리 가족은 역할 분담이 불공평해요!”라고 이야기해준 덕분에 앞으로는 아빠가 집안일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여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의 마지막 장은 우리 아이들이 몰랐으면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 담겨있기에 더욱 꼼꼼히 읽었다. 여전히 '성폭력=성폭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가르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런 내용을 잘 담고 있다. 다양한 성폭력의 형태, 온라인 그루밍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성폭력을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무척 자세히 다루고 있어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았다. “성폭력은 내 잘못이 아니야. 못된 짓을 한 사람이 잘못한 일이야”라는 글씨를 같이 읽어보며 아이와 대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여전히 성을 음지에 가둬두고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하는 부모, 선생님이 많은데, 그것이 음지에 있기에 '악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아이의 시각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성도 음지에 있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모든 아이가 제대로 된 상식을 가지고, 올바른 성 가치관을 키워나가길 응원해본다.
* 모든 학교도서관에 비치되고, 초등학생 필독서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