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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 ㅣ 한빛비즈 교양툰 23
멍개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3월
평점 :

수메르 신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자'라는 뜻의 아눈나키로 불리었다. 수메르어로 'amu'는 하늘을 뜻하고 'ki'는 땅을 뜻한다. 수메르인의 기록에 따르면 아눈나키는 새와 같은 날개와 모자를 쓴 모습으로 묘사된다. 여기서 창세기 6장을 주의깊게 살펴보자. '네피림'은 누구이며 '명성 있는'의미는 누구인가. 구약에서 해석된 '네피림'은 히브리어로 주시자를 뜻한다. '명성 있는'은 히브리어 'shem'인데 이것은 수메르어로 'mu'였다. (p.53~54)
석판에 담긴 채 세상에 발견된 수메르 창조신화는 물로 존재하던 태초의 우주에서 천지창조가 시작된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리스나 히브리인에게 전파되어 그리스신화 및 유럽의 초기 문학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졌다. 여전히 신화로 거론되기는 하지만, 구약성서의 근원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어 여전히 '진행 중인 비밀'이라는 평을 받는다. 물론 그리스로마신화보다 덜 알려졌고, 엄청 다양한 신들이 등장해 어렵다고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원래 무엇이든 비밀일 때 재미있는 법!
그래서 한빛비즈의 교양툰, 『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를 통해 발 빠르게 수메르 신화를 만나보았다. 한빛비즈의 교양툰은 '웃다 보니 얻어걸린 지식'이라는 주제로 쉽게 읽기 어려운 이야기를 재미있는 만화로 담아낸 시리즈로 의학, 와인, 조선 왕실, 동물, 요리 등 무척 다양한 테마로 출간되었다. (나는 모든 교양툰을 다 읽은 열혈독자다) 『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 역시 멍게 작가님의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만나 더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태어난 것. 무슨 이야기든 뿌리를 알아야 재미있다는 작가님의 말만 믿고 시작한 『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는 정말 찐 이었다.
『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는 수메르 문명이 생기는 과정, 창세기, 신들의 사랑, 전쟁, 대홍수 등 우리가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우리가 막연히 행운의 숫자라고 믿어온 7의 시작이 수메르 문명이며, '노아의 방주' 역시 수메르 문명에서 엿볼 수 있음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탄탄한 이야기에 감탄하기도 했다.
『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 군데군데 진지한 명조체로 기록된 '멍게 상식'도 나를 놀라게 한 요소 중 하나. 우리가 수메르 신화를 더 잘 이해하게 하려고 작가님은 한 단락의 끝에 상식을 담아두셨는데, 그 정보다 무척 방대하고 자세해 마치 백과사전을 보는 듯했다. 그 정도의 자료를 독학으로 공부할 수 있단 것에 반복해서 놀라며, '좋아하는 것'을 향하는 사람이 얼마나 멋진지를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다.
물론 만화로 구성되다 보니 수메르 신화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어떤 책이라도 수메르 신화, 그 방대한 내용을 다 담을 수는 없을 터. 나는 이 한 권이면 수메르 신화를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만화로 보는 수메르 신화』로 인해 앞으로 만나게 될 여러 신화가 더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