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너였다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개정증보판
하태완 지음 / 빅피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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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 앞에 서 있는 시련도 분명 똑같을 거예요.

지금은 절대 넘을 수 없을 것만 같겠지만, 

부딪혀보고, 아파도 보고, 넘어지기도 하다 보면 

훗날의 나에게는 고작 한 걸음으로 넘을 수 있는 낮은 벽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무너지지 마세요.

그러기에는 당신, 이미 너무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걸요. (p.61) 

 

 

아이를 낳고 회사에 복귀하여, 손에 잡히지 않는 일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육아에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내게 후배가 선물했던 책, <모든 순간이 너였다>. 사실 워낙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보니 지인들이 나에게 책을 선물하는 게 흔하지 않은 일이었는데 “선배님 이 책은 안 읽으셨을 것 같아서요. 분명 뭔가 읽고 싶으실 텐데 지금은 여건상 많이 못 읽으실 것도 같고, 짤막짤막한 글귀라서 금방금방 읽으실 것도 같아서”라며 이 책을 선물했다. 후배의 마음이 따뜻해서, 또 책 속의 문장들이 따뜻해서 사무실 책상에 두고 한두 장씩 읽으며 꽤 위로를 받았다. 

 

출간 5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 벌써 5년!”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긴, 그때 기저귀를 차고 뒤뚱거리던 아이가 학교에 갔고 나는 그때보다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백수'가 되어있다. 암흑 같았던 시간을 지나고 보니 그냥 그곳이 살며 한두 번 만나게 되는 동굴이었고, 어느새 나는 햇볕을 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문장들을 내가 아닌 다른 이에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때 후배가 내게 내밀어준 따뜻함처럼 말이다. 

 

사랑이나 이별을 이야기하는 페이지도 꽤 있다 보니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내용의 문장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즐겨듣는 노래들이 그러하듯,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마음이라 더 공감되고 위로가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예쁜 일러스트와 짤막한 글귀들이 들어있는 책들을 시시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으나, '책'이 꼭 무겁고 진지해야만 하나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가 정답일 것이기에 이 책은 이 책만의 매력을 충분히 가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묵직한 책들을 연결해 읽다가 이렇게 예쁜 책을 읽으면 나는 눈도 마음도 쉬어가는 느낌이 들곤 하더라. 책을 자주 읽지 않는 사람도 가볍게 읽어낼 수 있기에, '쉼'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100만의 독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었던 이 책이 봄에 우리를 다시 찾아온 것은, 아직 겨울을 사는 이들에게 봄을 나눠주고 싶어서라고 한다면 억지일까. 그러나 억지라도 해도- 이 책에는 봄의 따뜻함을 닮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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