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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78
이주희 지음 / 시공주니어 / 2023년 2월
평점 :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나누는 대화 중의 하나, 아이의 편식문제인 것 같다. 대체로 잘 먹는 아이를 키우는 나는 다른 걱정은 그다지 없고 고기반찬을 먹일 때에는 여러 방법을 구사해야만 한다. 우리 아이처럼 고기 먹이기가 힘든 경우는 드물고,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생선, 특히나 고등어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이주희 작가님의 새 책 제목이 <나는 고등어>? 그런데 표지에는 천진하고 사랑스러운 소년이 서 있다? 표지만으로도 소년과 고등어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만화처럼 칸칸이 나누어진 형태의 그림책이다 보니 일러스트부터 아이의 취향 저격! 언제나처럼 일러스트만으로 이야기를 상상해보게 했더니 무척이나 창의력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아이가 고등어를 너무 싫어해 꿈속에서 고등어로 변하게 되고, 고등어 비틀스도 되었다가, 어항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바다로 돌아가 수영도 하고 등산도 하고 우주에도 가는 등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고등어를 좋아하게 된다는. 아이의 상상력에서 엿볼 수 있듯, 이주희 작가님의 고등어는 단순히 식탁에만 누워있는 것이 아니다. 횡단보도도 건너고 수영도 하고, 산도 타고, 별자리가 되기도 한다. 고등어를 좋아하는 아이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고등어 하나로 대동단결해 상상력의 나라로 떠나게 될 테니 말이다.
일러스트만으로도 상상력 뿜어내는 이 책의 스토리를 읽어보면 더욱 흥미롭다. 우리 아이의 상상력은 어느 부분은 맞고, 어느 부분은 달랐는데 아이의 상상만큼이나 기발한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어떤 페이지는 바다의 신비로움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고등어 가시를 심으면 고등어가 자라는 나무가 생기는 웃긴 상상을 하게 하기도 했다. 원래도 고등어를 좋아하는 우리 집 꼬마는 이 책을 읽으며 “고등어가 산도 타고, 수영도 해서 그렇게 맛있었구나!”라며 군침을 삼키기까지 했다. 이 정도 반응이라면 고등어를 싫어하던 아이도 사랑까지는 아니라도 거부는 않을 것 같다. 그만큼 고등어가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되는 책이다.
고등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도, 지구가 푸른 이유가 고등어 덕분이라는 상상에 피식 웃음부터 나더라. 작가님의 전작인 <너도나도 엄지 척>, <어서 와 도서관은 처음이지> 등의 책들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봤었기에 원래도 기대가 많았던 책인데, 이 책은 분명 무엇을 상상하든 기대 이상의 재미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 때문에 고등어팬클럽이라도 생기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 고등어의 사랑스러움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책 덕분에 고등어가 품절되기 전에 고등어 사재기부터 하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