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 이야기 - 빅뱅부터 블랙홀까지, 외계 생명체부터 쿼크 별까지 형언할 수 없이 신비롭고 흥미로운 우주과학의 세계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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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명왕성을 재분류한다는 결정에 사람들이 분노한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자. 민주주의가 곧 사실인 것은 아니므로 여론이 진실을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 (반면 자연은 독재 정권으로, 자연이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면 우리는 그것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단어의 정의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정해지며 많은 사람이 명왕성을 '행성'이라 부르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허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p.48)

 

 

지난주 '도시의 밤하늘'을 읽고 가슴이 뛰었다. 늘 거기 있지만 잊고 살았던 우주가 내 머리 위에 있다는 것에 새삼 벅찼달까. 그런데 운명처럼 '팀 제임스' 작가님의 <천문학 이야기>가 출간되었단다. 팀 제임스 작가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지극히 문과인 나에게 양자역학을, 원소를 재미있다고 느끼게 한 작가님 아닌가. 그런 분의 천문학이라니! 그것도 온 우주에 마음이 가 있는 지금, 천문학이라니! 도저히 읽지 않을 수 없었던 <천문학 이야기>는 어제 밤을 꼬박 새워 책을 읽게 하고도 다시 이 시간까지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설레게 한다. 

 

평생 한 번도 궁금하지 않았던 양자역학을 궁금하게 만든 작가님이니 방대한 지식과 필력은 말할 것도 없는데, 주제도 이번 '천문학'이 제일 친숙할뿐더러, 3권 중에 가장 재미있다.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고 기묘한 우주를 매력적으로 담아내셨다. 우주의 시작부터 태양계의 신비, 빅뱅, 외계 생명체 등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도대체 누가 과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정말 이분의 유튜브를 제대로 시청하기 위해서라도 영어공부를 다시 해야 하나 싶을만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어쩌면 과학의 시작이자 최고(最古)의 과학인 천문학을, 오늘 당장 찾아낸 학문인 듯 생생하게 풀어간다. 그 어떤 과학책에서도 우리가 화성에 가기 위해서 하루에 2시간 반이나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네, 작가님 저는 그래서 화성에 가지 않기로 했어요. 영하 5도도 견딜 자신이 없는데 2시간 반이나 운동이라뇨!) 

 

이 책이 특히나 매력적인 건 단순히 천문학에 국한된 지식이 아니라 엄청난 폭의 과학적 지식을 잘 녹여내 쉽게 이해하게 해주면서도, 그것을 어렵고 딱딱한 과학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게 해준다. 우주를 은행으로, 인류를 은하계의 펭귄으로 표현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시선으로 따라가게 만든다는 거다. 재미있는 토크쇼를 보듯 그저 편안하게 따라가기만 하면 우리는 그에게서 천문학을, 양자역학을, 원소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에 남기는 상식은, 다른 책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는 특히나 그랬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불안한 마음이 되었다. 책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표지에 작게 적힌 “'원소 이야기', '양자역학 이야기'에 이은 '과학전도사' 팀 제임스의 교양 과학 3부작 완결판”이라는 글씨 때문이다. 이게 완결판이면 더는 작가님의 교양 과학을 만날 수 없다는 건가! 이렇게 재미 들리게 해놓고! 부디 이 책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기도해보며,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는 천문학책이라고, 흥미롭고 아름다운 우주를 가득 담았다고 기록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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