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와 고프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2024 북스타트 선정도서, 2024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미소 그림책 1
양은아 지음 / 이루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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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반짝반짝 돼지만 보이는 늑대, 고프. 오늘 우리가 만나볼 주인공 늑대다. 우리 아이는 이 책 표지를 보더니 “배가 고파 고프인가? 그럼 블러는 배가 부른가?”하며 미소 가득한 얼굴로 책을 펼친다. 누구 배가 부른지 궁금해하던 아이는 곧바로 “혼자 블루베리를 먹는 돼지가 블러구나!”한다. 우리 집은 언제나 일러스트를 먼저 감상하고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해보곤 하는데, 우리 아이가 상상한 블러와 고프와 실제 내용이 같고도 달라서 이야깃거리가 아주 많았던 <블러와 고프>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 아이가 상상한 스토리! 

파란 새와 고프가 이벤트를 해주기 위해 블러의 모자를 가지고 갔고 맛있는 과일과 죽을 대접하고, 자신의 본능을 이긴 채 블러와 친한 친구로 지내서 블러가 감동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도 꽤 그럴듯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프는 블러를 잡아먹기 위해 모자를 뺏은 것! 하지만 우리 아이가 상상한 것과 비슷하게 고프는 블러와 시간을 보내는 중 블러를 좋아하게 되고, 이 둘은 서로를 좋아하고 배려하게 된다. 찡한 이야기에, 파랑이는 그렇지 않다는 마지막 말로 웃음 한번 크게 주는 것까지 잊지 않는 센스 넘치는 스토리! 

 

<블러와 고프>는 일러스트로 감상할 때와 텍스트를 함께 볼 때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어 좋았는데, 아이와 나눌 이야기도 풍성했다. 늑대와 돼지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인가로 찬반 토론을 나누기도 했고, 파랑이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상상해보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블러네 집에 노란 새가 한 마리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또 일러스트를 꼼꼼히 관찰하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는데 블루베리를 잔뜩 묻힌 블러의 입, 어둠 속을 걸을 때와 고프의 집 앞에 당도했을 때의 표정, 고프가 블러를 안마해줄 때 비치는 고프의 마음, 수영하는 둘을 바라보는 바다친구들의 표정 등 어느 페이지 하나 심심한 페이지가 없었다. 아이가 베스트로 뽑은 장면은 둘이 노을을 바라보는 장면. 사실은 이미 이때 서로의 마음에서는 친구가 된 거 같다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에 괜히 마음이 찡해졌다. 내가 베스트로 뽑은 장면은 블러가 블루베리를 권하는 고프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 그림으로도 저런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 블러의 마음이 어떨지에 대해 상상을 해보았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도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라고 말하더라. 아이들의 마음에도 저마다의 감정이 자라고, 성장하고 있음이 대견하고 기특했다. 

 

어떻게 보면 짜릿한 사랑 이야기, 어떻게 보면 감동적인 이야기인 <블러와 고프>. 우리 집에서처럼 블러의 마음, 고프의 마음, 파랑이의 마음을 상상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이야기해보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가 될 것이다. (다른 아이들의 감상도 너무 궁금해지는 책이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끼는 '반짝이는' 책, <블러와 고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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