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자기 딱 좋은 곳, 파리 딱 좋은 곳 2
로라 키엔츨러 지음, 박재연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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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만으로도 피식- 웃음부터 터지는 책, <낮잠 자기 딱 좋은 곳,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어딘가에서 크로와상에 베레모쓰고 커피 먹는 게 꿈인 나는 '아니 뭐라구? 그 볼 거 많은 파리에서 낮잠을 잔다고?'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심지어 택시에 타고 있는 건 예티아닌가! 우리 집 꼬마도 이 책을 보자마자 “에펠탑 앞에서 낮잠을 자는 예티라니!”하며 웃음부터 터트린다. 맞다.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 웃으며 넘기는 '장꾸'스러운 책이다. 그러면서도 프랑스 명소에 대한 지식과 아름다움도 뚝뚝 묻어나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니 일단 한번 펼쳐보시기를 추천해 드린다. 

 

200살이 넘은 에베레스트산 예티는 어울리지 않게 커피와 쇼핑을 좋아한다고 한다. 파리에 사는 마르셀은 파리지엥 답지 않게 빵 부스러기 쪼아먹는 것을 좋아하고. 주인공 설명에서부터 익살이 넘치는 이 책은 프랑스 명소들을 어찌나 재미있게 남아냈는지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예티가 스키를 타고 집에서 출발하는 장면이나 비둘기들이 종이를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공항, 커다란 예티가 택시 '위'에 타고 가는 장면들 모두 웃음을 유발한다. 페이지마다 꽉 채운 파리의 풍경들은 모두 구도가 다르게 그려져 있는데, 그래서 더욱 직접 여행을 하는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각 명소를 사진으로도 찾아보며 책을 읽었는데, 사진보다 그림에서 한층 온기가 느껴져 작가가 얼마나 애정 담긴 눈으로 파리를 바라보았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각 페이지를 넘기며 예티와 마르셀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 명소들의 특징을 찾아보는 매력도 있다. 아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페이지는 노을이 지는 에펠탑 풍경. 유일한 세로 페이지이기도 했지만, 하늘의 색감이 어찌나 예쁜지 한참이나 바라보게 되더라. 

 

일러스트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주는 책이지만, 텍스트도 무척이나 재미있다. 본문은 재미있게, 뒤편의 설명은 진지하게 병행하여 읽으면 마치 파리로 여행이라도 다녀온 듯 이곳저곳이 친숙해지는 마법! 본문에는 글씨가 많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내용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예티와 마르셀의 대화로 이어지는 책이기에 생동감이 느껴지기 때문. 특히 예티와 마르셀의 대화가 다른 색깔로 구분되어 있으니, 아이와 하나씩 맡아 번갈아 읽는다면 한층 생동감 있는 독서가 가능하다. (아이가 마르셀을 맡았는데 어찌나 사실적으로 잔소리를 하던지, 정말 예티의 마음이 되어 한숨 자고 싶더라. ᄏᄏ)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일러스트와 빈티지한 콜라주, 장꾸미넘치는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눈이 호강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름다운 것에 감탄하기를 즐긴다는 예티와 함께, 파리로 떠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비행기 표 대신 <낮잠자기 딱 좋은 곳, 파리>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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