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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
김부건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월
평점 :

의로운 것을 보고도 행하지 않음은 스스로 용기가 없는 것이다.
(견의불위무용야 見義不爲無勇也- <논어> 위정)
어떤 일에 해대 마땅히 옳다고 여겨지면 주저하지 않고 용기 있게 행해야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공자는 말했습니다. 당연히 옳은 일인 줄 알면서도 몸소 행하지 않고 응당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거부하지 않고 침묵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도덕적 해이'로만 치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책임을 논할 정도도 아닙니다. 단지 스스로 비겁한 인생, 부끄러운 인생이 아닌가 하는 씁쓸함을 느끼는 정도입니다. (p.69)
어느새 나도 나이를 먹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종종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옛말 하나 틀린 게 없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 같다. 특히나 고전에 담긴 지혜는 10대, 20대에 읽을 때와 지금의 감상이 너무나 달라서, 이걸 진작에 깨달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작년 이맘때 동양 고전 세트를 들였으나 막힐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깊이 읽어낼 용기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는 100가지 고전 명문을 소개하고 그와 연결 지을 수 있는 생각을 이어가는 형태로, 하루에 한가지 명문장을 만나는 식으로 읽어도 좋고 그날그날 마음에 닿는 주제들을 찾아 읽는 형태도 좋겠다. 삽입된 고전은 맹자, 논어, 시경, 장자, 대학 등 매우 다양하여 현인들에게서 다양한 시각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런 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의 감상보다 타인의 감상이 우위에 오는 느낌이 들어서랄까. 그러나 이 책은 '우위'라는 느낌이 아닌 혼자 읽으며 깨달았던 문구 혹은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던 것을 풀이하는 수업을 듣는 기분이었달까. 그것도 부드럽게 토닥이며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보니 라디오를 듣는 마음처럼 평온히 한 구절 한 구절을 감상하게 되는 책이었다.
읽기 시작한 동양 고전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죽는 날까지 여러 번 다시 읽어도 완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어 읽고 또 읽어야 하는 책이라 이 속도가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선인의 지혜를 알기에 엉금엉금 기는 속도로라도 나는 꾸준히 고전을 읽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고전을 읽을 용기를 얻었고, 어떻게 읽어야 더 느리더라도 소화하는 읽기인지 팁을 얻기도 했다. 이렇게 읽다 보면 언젠가 나도 작가처럼 인생에서 발이 걸려 넘어질 때 고전 속의 답을 만나는 날이 오겠지. 그날까지 느리더라도 부지런히 읽으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