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이솝우화 - 삶의 자극제가 되는
최강록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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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회적 틀 안에서 본능과 욕망을 적절히 충족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이성에 의한 행위를 너무 의무와 당위로 포장해 스스로를 옥죌 것까진 없다. 본능에 의한 행위와 이성에 의한 행위를 적절하게 조화해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p.123) 

 

 

이솝우화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모르긴 몰라도 이솝우화를 한 편쯤은 모두 읽었을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솝우화를 정말 제대로 읽었을까? 이솝우화가 말하고자 하는 지혜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었을까? 어릴 때부터 읽지만, 정작 어른이 되어서야 그 의미를 제대로 알 것 같은 이야기가 많은, 그러면서도 어릴 때나 지금이나 재미와 교훈을 모두 주는 이솝우화를 제대로 뜯어 읽는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제목은 “발칙한 이솝우화”. 아니 도대체 왜 이솝우화가 발칙하다는 거야? 내 딴에 내린 결론은 재미있는 이야기에 숨은 엄청난 지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느낀 것도 있지만 그러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잘 뜯어 읽으니 깜짝 놀랄 일이 너무나 많더라. 늑대와 당나귀, 여우와 신 포도, 개구리와 황소, 돼지와 사자 등 우리가 모두 알고 있던 이야기들에서 인생을 엿보고,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연말을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염소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발 물러서 생각하는 지혜를, 돼지의 이야기에서 본능과 이성을 적절히 분배하는 힘을, 아이를 소도둑으로 키우지 않는 부모의 현명함을, 놓을 것을 놓지 못하는 미련을, 자신을 바라보지 못한 개구리에게서는 나를 객관화하는 작업을 한다. 분명히 이 이야기들은 내가 어릴 때도 읽은 것들인데, 그때는 그저 동물들의 어리석음을 배웠다면 이제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나의 삶을 배운다. 고전의 힘을, 고전의 가르침을 다시 자세히 배운다. 아마 작가 역시 고전을 다시 읽으며 고전에서 삶을, 인생을 배웠으리. 그래서 독자들에게 이런 과정을 통해 분명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언제인가 한 포스팅에서 고전을 읽으며 10대, 20대, 30대에 각각의 깨달음을 얻고, 매번 새로운 감동을 한다고 기록한 적이 있다.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촌스러움이 아닌 깊음을 느끼는 고전을 통해 나는 내 삶을 발견하곤 하는 것. 작가님의 책을 통해 또 한 번 그 깊이를, 고전의 엄청남을 깨닫는다. 그래서 덕분에, 오래 묵은 감동을 다시 찾아 맛보며 따뜻한 연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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