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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통통 음악 시간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5
김리라 지음, 신빛 사진 / 한솔수북 / 2022년 12월
평점 :

새로 우리 집에 온 그림책 친구들은 항상 아이 손이 잘 닿는 곳에 두는데, 아이가 유치원 가방도 벗지 않은 채 집어 드는 책이 있고, 한참 표지만 바라보는 책도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소리 통통 음악 시간'은 전자. 아이가 보자마자 “이거 미술 시간 마술 시간 작가님 책이야?”하고 물어보더라. 종이상자를 잘라 만든 캐릭터와 배경이기에 나 역시 상자들이 이렇게 귀여운 작품이 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었는데, 아이에게도 인상이 꽤 강했나보다.
지난번 책의 아이디어와 재미가 그대로 담겨있나 궁금한 마음으로 가방까지 멘 채 책을 읽던 아이가, 깔깔 소리를 내며 웃는다. 어느 포인트가 그렇게 재미있나 슬쩍 물어보니 소리 방에 앉은 아니 선생님이 요가 하는 사람 같다는 거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어찌나 웃긴지, 나도 같이 소리를 내 웃었다. 어떻게 상자를 잘라 이런 아기자기함과 귀여움을 표현할 수 있으신지! 우리 아이와 나는 각 캐릭터의 표정, 손이나 발의 모양까지 부지런히 관찰했다. 아이는 다음에 택배가 오면 우리도 이 친구들을 만들어보자며 연구(?)에 몰두할 만큼 매력적인 일러스트를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손재주가 없어도 독후활동이 가능하게, 체육 교실 인형 놀이를 출판사에서 제공해준다. 완전 짱!)
내용은 또 어찌나 유익한지. 음악이나 소리가 생명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고, 친구들이 찾아온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상상하는 재미도 있다. 펼쳐지는 페이지, 대화로만 이어지는 페이지 등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굳이 다양한 독후활동을 하지 않아도 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친구들의 사랑으로 활짝 핀 꽃을 아이가 너무나 감동적이라며 인덱스를 붙여두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아이에게도 그런 감동이 전해졌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이가 나보다 더 깊은 감상을 얻었다는 생각이 든 게,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는 양파를 키우던 것을 떠올렸다. 사랑의 말을 들은 양파와 미움의 말을 들은 양파의 차이 말이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말을 해서, 꽃을 피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나도 더 예쁜 말을 하는 엄마가 되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이렇게 감동을 하는 책이 있다니 괜히 코가 찡하다.
종이상자로 만들어진 친환경 그림책, 김리라 작가님의 작품은 네모네모 체육 시간, 미술 시간 마술 시간, 소리 통통 음악 시간 등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졌으며, '상자별학교'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다. 아참, 위에서도 잠시 거론했지만, 한솔수북에서 제공하는 '체육 교실 인형 놀이'를 통해 독후활동과 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이 책을 통해 아이와 다양한 재미를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