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고전에서 역사를 읽다 - 삶의 변곡점에 선 사람들을 위한 색다른 고전 읽기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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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실용적 사고 틀에 '사대적'이라는 이념이 담길 자리가 없는 것처럼 '자주적'이라는 이념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삼국사기>에서 보여준 그의 '자주적' 태도는 단지 배타적 '우리'에서 비롯된 것뿐이다. 그의 실용적 사고는 시간 피아의 확실한 구분에 바탕을 둔다. 그는 자신과 자신의 형제, 가문, 자신의 파벌과 조국을 구분하고, 항상 우선 가치를 두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은 바로 '나'와 '너'의 분별이었다. (p.282) 

 

 

지금의 '50세'와 나는 딱 띠동갑, 즉 나에게 오십은 12년 뒤의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 책은 읽고 싶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심지어 내 사랑 '이순신장군님' 책이 종종 나오는 출판사의 책이니, 책의 완성도는 믿고 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의 전환점 혹은 변화를 앞둔 모든 사람에게 고전과 역사 속에 숨은 '느낌표'를 찾아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니 '오십'이라는 단어에 넘기지 말고, 오십이 아닌 분들도 이 책을 통해 고전을, 역사를, 그리고 자신을 만나보셨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는 서양 고전 7편, 동양고전 6편을 만날 수 있는데 각 고전문학의 앞에는 삶의 변곡점에서 읽으면 좋을 짧은 감상이 기록되어 있고, 각 문학을 풀이해준다. 고전을 인용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그 고전을 읽은 사람은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며, 읽지 않은 사람은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형태로 이 책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전문학에 대한 박학한 풀이도 좋았지만, 군데군데 묻어나는 작가의 감상이 더 좋았다. 어린 나이에 읽어 미처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고전은 작가를 통해 조금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고, 내가 풍덩 빠져 읽었던 고전은 작가와 공감하며 그때의 감동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고전 속 일문들의 상황을 뜯어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문장 속에 담기지 않았던 내면을 상상하고, 선택을 곱씹어본다니. 그 과정을 통해 문학에 대한 이해는 더 깊어지고, 그들을 '사람'으로 생각해보는 시간 속에서는 나의 마음을, 나의 상황을 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든 사건이든 조금 느슨한 마음으로 바라볼 때 훨씬 부드럽게 해결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타 사례에서 발견하는 유연한 사고, 삶의 지혜를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연말, 한해를 돌아보는 이 시점에 이 책 덕분에 고전문학의 깊이와 지혜까지 도구 삼아 한 해를 정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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