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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후 변화에 진심 ㅣ 세상을 바꾸는 10대들의 챌린지
최동민 지음, 김수연 그림, 최미리 도움글 / 봄나무 / 2022년 11월
평점 :

햄버거의 고기를 얻기 위해서 소를 키우고, 소를 키우기 위해서 숲을 없앤 뒤 목초지를 만들어요. 숲은 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주는 일을 해줘요. 이런 숲이 없어지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해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기후 변화가 나타나요. 이 밖에도 1.8평의 숲이 사라지면 식물 22종, 곤충 100종, 조류 10여 종, 포유류, 파충류가 사라진다고 해요. (p.79)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 아이는 '지구수비대'로 활동하며 쓰레기를 줍고, 에너지 절약을 몸소 실천하는 아이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줍기 위해 모든 장바구니 카트에 블로깅 집게를 매달고 다닌다. 어릴 때부터 아이가 관심을 가져온 일인데, 이런 것에 관한 책은 '형님들' 위주로 출간되다 보니, 아이가 어려워해 늘 함께 읽고 있다. 최근 봄나무에서 출간한 책은 아이가 읽기에도 문장이나 어휘가 어렵지 않고, 설명도 자세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책의 구성을 설명하자면,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동화형태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지식 더하기', '행동 더하기'라는 꼭지가 덧붙여진다. 동화를 읽고, 동화 안의 현상에 대한 상식을 얻을 뿐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주는 점이 아이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실천하게 도와준다. 우리 아이는 행동 더하기에서 이미 하고 있던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며 책을 읽었는데, 본인이 꽤 많은 것을 실천하고 있었음에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그리고 그 행복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실천하리라 다짐까지!
이 구성이 무척이나 반가운 것은 아이들이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실천하게 함인데, 아이와 '행동 더하기'를 실천하기만 해도 훌륭한 독후활동이 될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보전할 수도 있겠다.
주제도 몹시나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었는데, 기후재난이나 대멸종, 플라스틱의 역습, 패스트 패션 등 현시대의 문제점을 아이들이 직접 만나보고, 그것에 대처하는 방안들을 생각해보도록 돕는다. 특히 이런 주제들은 최근 논술시험의 핵심키워드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여러 방향으로 생각을 키워가는 힘을 기르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에 더해진 일러스트나 도표, 사진 자료들도 매우 상세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비교적 어린아이들도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우리 아이가 처음, 지구를 지켜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계기는 “5℃ 지구”때문이었다. (지구의 온도가 1도 상승함에 따라 지구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어떤 생물이 사라지는지를 담은 것으로 어른인 나에게도 꽤 많은 생각을 준 영상이었다) 이 책에도 그 내용이 무척이나 상세히 담겨있었기에, 아이가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며 본인도 '기후 변화에 진심'임을 또 한 번 깨달은 듯했다.
우리 아이가 지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은 아이의 특별함 때문이 아니라, 지구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만큼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투명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이들이 또 있을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더 많은 아이가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나라 곳곳에 '지구수비대'들이 탄생하게 되고, 우리의 지구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