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신디웨 마고나 지음, 패디 바우마 그림, 이해인 옮김 / 샘터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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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식탁이 가장 '완벽한' 식사라고 생각하나요? 좋은 식자재와 완벽한 상차림, 고급스러운 식기? 그렇다면 가장 '행복한' 식사는요? 물론 완벽한 식사가 행복할 수도 있고, 행복한 식사가 완벽할 수도 있겠지만 두 식탁이 완전히 '같은' 식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또, 완벽한 것과 행복한 것 중 무엇이 '최고의 식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최고의 식사'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지의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인지,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식사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며, 점점 벅찬 마음이 되어갔습니다. 그림만 바라보면 한 가정의 평범한 식사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저 엄마·아빠가 없이, 아이들이 직접 차리는 것이 조금 다를 뿐, 어느 집에서나 있을 수 있는 식사 말입니다. 그러나 그 안의 이야기, 아이들의 마음을 읽다 보면 코가 시큰해집니다. 빈 냄비를 휘젓는 동안 누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빈 냄비를 기다리는 동안 잠이 든 아이들은 누나의 마음과 같았을까요? 이웃 아주머니가 가져다준 식자재로 차려진 식사와 동생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은 누나의 마음으로 차린 식사 중 어느 것이 더 '최고'의 식사이며 '완벽한' 식사일까요?

 

이야기 자체도 그랬지만 이해인 수녀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결국 눈물이 흘렀습니다. 따뜻한 그림과 달리 너무 서글픈 문장들을 읽으며 내가 생각해본 것들을 수녀님이 하나하나 짚어주고 계심을 느끼며, 이미 희망보다 정말을 먼저 떠올리는 어른이 돼버린 내 모습이 슬프기도 했고, 이렇게 빈 냄비를 끓이는 아이들은 세계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있음에 속이 상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7살인 우리 꼬마는 빈 냄비에 양념하는 누나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했을지, 동생들을 향한 배려의 마음을 얼마나 받아들였을지 알지 못하지만, 누나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행동에서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자라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동화책이지만, 이 책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짙은 감동을 전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이일 때보다 자라며 더욱, 물질이 주는 만족감이 심리적 만족감보다 크지 않음을 깨달아가는 어른들이 더 많은 것을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단순한 이야기의 책이지만, 결코 이 책이 주는 감동까지 단순하지 않음을 어떻게 강조해야 이 책을 더 많은 사람이 읽고, 모든 아이의 최고의 식사를 위해 기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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