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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오 상담소 -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공감!
소복이 지음 / 청어람미디어(나무의말) / 2022년 11월
평점 :

이것은 내 말이 다 옳다는 자신감 같은 것인데, 사실 나뿐만 아니라 모두 답을 알고 있다. 그 답을 말해줄 사람이 별로 없을 뿐이다. (p.11)
나는 그에게 물었다. 우리가 이렇게 멀고 먼 섬에서 또다시 만난 것이 운명이냐고. 그는 운명이 아니라 우연이라고 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그저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라고 했다. (p.145) 하지만 또 언젠가, 지구 어딘가 우주 어딘가에서 우연히, 자연스럽게 만나면- 두 손을 꼭 잡고 이번엔 운명이라고 말해줘야지. (p.169)
이것은 분명 '만화책'이다. 소복이 작가님은 '애쓰지 말고, 어쨌든 해결', '소년의 마음', '엄마 말고 이모가 해주는 이야기' 등 매력적인 책을 여러 권 내신 작가님으로, 나도 그녀의 책을 몇 권이나 읽었다. (언제인가 작가님 사진을 보고, 그림 속 본인과 너무 다르게 예쁘고 번듯하게! 생기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 혹시 그녀의 책을 여전히 읽지 않았다면, 딱 한 권만 읽으면 다른 책들을 줄줄이 찾아 읽게 되는 매력이 넘치는 작가님이다.
그녀의 새 책, '이백오 상담소'.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이 도착하자마자 다른 읽던 책들을 잠시 미뤄두고 이 책을 먼저 읽었다. 그리고 지난번처럼 나는 웃고 울었다. 당연하지 않은데 당연하게도 여기에는 수십 명의 내가 등장한다. 물론 수십 명의 당신들도 등장한다. 외로운 나,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나, 일을 그만두고 싶은 나, 현실을 떠나고 싶은 나,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싶은 나 등. 그래서 그녀가 하는 말들은 때로는 약이 되고, 때로는 웃음이 된다.
이 책이 더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세상의 속도와 다르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하고, 모두가 빠르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다소 느린 사람들, 다소 부족하다고(세상의 보편적 기준에) 판단될지도 모를 사람들을 안아준다.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나 역시 세상의 느린 사람 중 하나이기에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이 위로받는 느낌을 얻었고, 누군가 그래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런 감정은 나만 느끼지는 않을 듯하다. 대부분 사람은 때때로 아프고 자신을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럴 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사람이나 책이 곁에 있음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당신의 마음에 상담이 필요하다면, 위로가 필요하다면 - 소복이 작가님의 둥글고 따뜻한 위로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