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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마음 - 인간관계가 힘든 당신을 위한 유쾌한 심리학 공부
김경일.사피엔스 스튜디오 지음 / 샘터사 / 2022년 11월
평점 :

남과 비교하는 사람의 특징은 자기만의 절대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기준이 없으니 자꾸 타인의 모습이나 행동을 자기 것과 비교하면서 생각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지요. (p.50)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다. 큰 행복 한 두 번 보다는 작은 행복을 여러 번 경험할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우리 뇌는 감정의 크기보다 빈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p.69)
심리학 도서 분야에서 믿고 보는 작가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첫 번째에 김경일 교수님을 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막연할 수 있는 심리학 분야를 매우 쉬운 언어로 풀어주실 뿐 아니라, 가려운 곳을 딱 찾아 긁어주시니 말이다. 이번 책 역시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싶은 마음이 드는 상황들을 딱딱 풀어주셔서 책을 읽고 난 후에 마치 소화제라도 먹은 듯 묵은 채증이 풀린다. “왜 저래?”하는 마음으로 힘들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이 책을 열어보자. 미운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미워하느라 괴로운 나에게 엄청난 처방전이 되어줄 테니 말이다.
가스라이터의 심리, 비교를 멈추지 않는 사람의 마음,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사람, 공감 능력이 없는 이들, 못된 말만 하는 사람들, 집착이나 두려움, '끼리끼리'의 위험함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수많은 감정선을 차근히 설명해주는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피로감이 회복됨을 느꼈다. 타인을 이해할 수 없으니 그 관계가 힘들고, 결국에는 나의 마음조차 상처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저 사람은 저렇구나' 정도만 알게 되어도 관계의 어려움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타인의 마음'이지만 종국에는 '나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닐까.
살면서 누구라도 만나게 되는 상황, 심리적으로 지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그에 적합한 방법들을 제시해주시기에 누구라도 위안의 한 줄은 얻을 수 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몇몇 사례에서 공감을 얻고, 위안을 얻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사소한 것에도 잘 웃고 울고, 남의 감정에 깊게 공감하는 성향을 가진데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 더해져 삶의 대부분 시간이 '행복한 사람'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또 이렇게 심리학 도서를 읽으며 그 말이 정답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한 번 행복은 '나'로 살아갈 때 지킬 수 있으며, 삶의 기준점이 나에게 있을 때 더욱 잘 지킬 수 있음을 느꼈다. 최근 내가 고민하던 바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얻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나는 이 책을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아가 내 마음도 위로를 얻은 책이었다고 기록해두고 싶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은 비관론자에 가까워진다고 했던가. 그럴 때마다 이렇게 심리학 도서들을 만나며, 또 햇볕을 쬐며, 좋은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나'를 잊지 않도록 되새겨야지. 또 남의 감정에 휘둘려 내 행복을 깨뜨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나를 더 안아주고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