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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 ㅣ 모든요일그림책 5
강경수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9월
평점 :

아마 시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는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지를 묻는 이 짧은 시에, 숙연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나에게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은 시였다. 그 시를 읽었을 때 느낀 마음을 더 깊고, 진하게 느끼게 하는 그림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 '나의 엄마' 등으로 사람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긴 강경수 작가님의 새 책 “당신의 빛”을 처음 만난 날, 나는 안도현의 시를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봤다. 그때도 지금도 나는 누군가에게 뜨겁지 못했던 나는, 과연 머리 위에 노란빛을 낼 수 있을까 싶어졌다. 그런 나에게 아이가 말한다. “엄마도 빛나는 사람이에요. 나를 낳고, 매일 사랑하잖아요” 하고. 순간 나에게도 반짝이는 빛인 2명은 존재한다는 생각에 세상이 밝아진 기분이 들었다.
먼저 스토리를 소개하자면 중세 미술수업을 배경으로 '타인을 위해 마음을 쓰는 사람들'머리 위에 환한 빛이 난다.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의 머리 위의 빛나는 빛을 아이와 만나며,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에게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할지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깨닫고, 그런 사람을 향해 걷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스토리만 좋은 게 아니다. 종이를 하나하나 얹어 만들어진듯한 일러스트를 바라보자면 온 마음이 따뜻해지고, 숭고해진다.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할 만큼, 강한 메시지를 지녔다. 부드러운 표정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토록 강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가 특유의 매력을 가득 뿜어낸다.
사실 이 책을 아이가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그러나 내 기대보다 훨씬 깊게 이 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며 자신도 누군가에게 빛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책에 대해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았는데, 아이는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던 것이다. 아마 우리 아이 뿐 아니라, 많은 아이에게 그런 깊은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 같다. 더불어 이 책을 만나는 어른들에게도 다시 한번 뜨거운 사람이 되라는 말을 툭 건네줄 것 같다. 깊어지는 가을, 어느새 다시 세상에 온정이 더 많이 필요한 계절이 다가온다. 부디 이 책이 세상의 어두운 곳곳에 빛이 되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