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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나고 신기한 동물들 - 우리가 꼭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마틴 브라운 지음, 김아림 옮김 / 작은우주 / 2022년 9월
평점 :

어쩌다 보니 아이와 지난주 내내 '멸종위기 동물'이 언급되는 책을 서너 권 읽었던 것 같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인 “별나고 신기한 동물들”과 “편지가 왔어요”를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별나고 신기한 동물들”
이 책의 표지를 보며 “분명 어디서 본 것 같은 그림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우리 꼬마는 “쿵쿵쾅쾅 세계대전” 그림처럼 생겼다고 하더라. 그때야 “아~! 앗 시리즈~!”하고 깨달았다. 우선 이 책은 완전히 멸종위기 동물만을 모은 것은 아니다. 멸종위기 동물이 많이 거론되지만, 그보다는 “흔하지 않은 별난 동물”책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맞다.
“아기 아르마딜로”, “조릴라”, “줄무늬 다이커” 등 아이들 책에 도통 등장하지 않는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작가 역시 세상에 있는 포유류를 모두 소개하자면 이런 책이 238권은 더 있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종이 살고 있지만, 그런 동물들을 만날 기회가 흔치 않기에 이 책은 더욱 인상 깊다. 더욱이 “위기종”이나 “절명종”등 생태박물관 등에서 많이 접한 단어 외에도 “정보 부족종”, “취약종” 등의 단어를 배우기도 하고 “유대류”나 “지의류” 등 자주 사용되지 않는 단어도 매우 다양하게 다루니 아이의 어휘 확장에도 좋다.
'냄새나는 동물'은 '스컹크'라는 당연하게 느껴지던 공식을 깨고 1.6KM나 냄새를 풍길 수 있는 '조릴라'를 배웠고, 악명(?)높은 외모와는 달리 온순한 성정을 지니고 꿀을 먹는 '긴혀꽃꿀박쥐'를 알게 되었다. 코끼리 같은 코를 지닌 채 습지에 사는 '데드 데스먼 향수'의 희생양 '러시아데스먼'의 이야기를 읽으며 더는 '달콤한 사향 향기'를 좋아하지 않으리라 다짐도 했다.
이 책에는 한 페이지 가득히 빽빽하게 그려 딱 봐도 “최소 관심종”인 '게잡이바다표범'이 소개되기도 하고, 멸종된 줄 알았다가 꾸준한 노력으로 개체 수가 늘어 이 책에 '못' 나올뻔한 “쬐~끔 유명해진” '검은발족제비'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얼핏 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서로 큰 연관이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허나 이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면 '언제 사라져도 모를' 동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지금 이순간 아무리 개체 수가 많더라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까닭에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도 '눈치챌' 확률이 낮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또 어른에게 큰 교훈을 던진다. 우리가 모른다고 해서, 낯선 동물이라고 하여 그들의 생명까지 '몰라도 되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어떤 개체의 멸종 그다음이 사람이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귀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많은 가정에서 이 책을 만나고, 생명에 대해, 멸종에 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