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첫번째 - 2022 시소 선정 작품집 시소 1
김리윤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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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야키를 굽고 있던 아저씨가 무심히 나를 쳐다보았다. 타코야키를 사려는 건가. 아저씨의 눈빛에 떠오른 질문이 훤히 보였다. 나는 일부러 타코야키 트럭 옆 호두과자 리어커로 걸어가서 호두과자를 샀다. 그렇게 엉뚱한 사람을 실망시켰다. (p.191)

 



2021년 봄부터 시작된 시소프로젝트는 사계절 동안 발표된 시와 소설을 선정하여 묶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기발해서 한번, 구성이 신박해서 한번 놀랐다. 이 책을 표현하자면, 어릴 때 선물 받던 과자 선물세트를 받는 느낌이랄까. 시와 소설, 그리고 인터뷰까지. 그런데도 어느 하나 가볍거나 부족하지 않아서 전혀 지루함 없이 휙휙 읽어졌다. 월간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작가님과의 인터뷰가 한층 더 짙은 느낌으로 담겨있었고, 시와 소설이 묘하게 콜라보되어 각각의 매력을 한층 더 빛내주는 느낌이었다. 이것도 부족해 작가의 인터뷰나 선정과정 등을 유투브로도 만날 수 있어 책이라는 한계를 넘어 움직이는 듯 살아나는 느낌이랄까. 

 





 

처음 보는 단어들은 노트에 적어두었는데, 그중에는 입 밖에 내서도 안 되고 그 의미를 애써 찾아봐서도 안 되며, 떠올리거나 어른들에게 물어봐서도 안 되는 단어들이 있었다. (p.64) 


 

떡집에서 못 팔고 버린 딱 같은 하루. (p.169)

 


죽음과 생명이라는 게 아주 반대되는 개념인 것 같지만 동시에 공존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p.233) 

 


언니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해. (p.294) 



 

 

섬세한 문장들을 시로, 소설로, 인터뷰로, 유튜브로 다양한 방향에서 만나며 앞으로의 우리 문학이 어디까지 발전하고 변화할 수 있는지 기대가 되었다. 늘 부족하지만,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으로서, 왠지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방향의 '읽는 즐거움'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선물이라도 받은 듯 부자 된 기분으로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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