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5
이은용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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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건 다 살아 있는 거야. 나무도 자라잖아. 꽃도 피었다가 지고. 바람도 제자리에 머물지 않아. 눈도, 비도, 전부. 멈춰 있는 건 없어. (p.40)

 

 

이 책에 대한 첫 이미지. 이렇게 얇고 예쁜 책인데 작가는 다섯이라고? 심지어 제목도 어쩌다 다양한지 '이 책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겠다.' 하는 것이 나의 첫 이미지였다. 그렇다면 끝 이미지는? 왜 이렇게 얇게 만들었어, 한 열 배는 길게 써주지! 아쉬워죽겠네! 이야기 하나 하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책, “이번 생은 해피어게인”을 소개한다.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자주 하는 말, “이번 생은 망했으니, 다음 생에는….”, “다시 태어나면….”. 물론 다음 인생이라는 게 있는지 없는지 확신할 수 없으면서도 사람들은 다음 생에 대해 상상을 하고, 이야기하며 위안을 얻는다. 이와는 또 다른 케이스로 우리가 '다른 인생'을 이야기할 때도 있다. 아이들이 뭔가 너무 능숙하게 해낼 때 우리는 “너 인생 2회차지?” 등의 농담! 사실 그 농담은 절대 2회차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두기에 웃긴 건데, 만약 진짜 2회차라면? 어떤 드라마에서처럼 계속 다시 또다시, 인생을 산다면? 이 책은 바로 'n 차 인생'을 이야기하는데, 이 이야기에서 오히려 “딱 한 번 사는 인생, 불평하지 말고, 헛된 기대 하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며 살자!” 하는 결심을 하게 되니, 이것은 작가의 노림수인가 아이러니인가. 

 

물론 청소년 문학이다 보니 모든 이야기가 해피앤딩으로 끝난다. 혹자는 해피앤딩으로만 끝나는 이야기가 싫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좋다. 팍팍한 현실을 사는 십 대들이 상상 속에서라도 행복하고 즐거우면 얼마나 위안인가 싶어서 말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오늘을 더 귀하게,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살아야지 하고 결심하기도 했으니, 청소년들도 이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오늘을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여러 번 생각했다. 

 

청소년들에게는 물론, 어른에게도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꽤 단단하다. 문장들에 숨어있는 섬세한 행복들은 마음을 벅차게 한다. 지치기 쉬운 계절, 이 책 덕분에 응원의 힘을 얻은 기분이다. 책을 읽어야 할 분들을 위해, 그저 “인생 n 회차를 읽으며, 오늘을 더 행복하게 하는 책”이라고 기록하지만, 이 책은 그래서 분명,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누가 더 슬플까. 그렇게 해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된 사람일까, 자신의 실수로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낸, 아직도 삶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일까. 그 둘은 만나게 될까. 만나서 쌓인 오해를 풀 수 있을까?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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