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줄걸 그랬어 - 2006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세이펜 기능 적용, 세이펜 미포함 존 무스 생각 그림책 3
존 J. 무스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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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집 뒷마당에 판다가, 그것도 빨간 우산을 쓴 판다가 앉아있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 어른들은 경찰이나 동물협회 등에 신고할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가할 위험에 대비하여, 그에게 위협을 가할 무엇인가를 준비하며 말이다. 그러나 애디와 마이클, 칼은 그저 인사와 자기소개를 나눈다. 이게 스틸워터와 아이들의 첫 만남이다. 

 

우연히 바람에 날아간 우산 덕분에 아이들과 처음 만나게 된 스틸워터는 아이들에게 주옥같은 이야기를 해주며 저마다의 시간을 가진다. 애디에게는 도둑에게 줄 것이 외투밖에 없던 라이삼촌의 이야기를, 마이클에게는 모든 일에는 행운과 불운이 깃들어있음을, 칼에게는 마음으로 진정한 용서를 하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우리 아이는 애디가 되기도 하고, 마이클이나 칼이 되기도 하며 스틸워터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또 하나의 고운 지혜를 마음에 담는다. 그저 찬찬히 그림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얻는 것이 많다. 존 무스의 그림책은 늘 그렇게 감동과 교훈, 웃음을 고루 남긴다. 

 

문득 스틸워터가 동물이어야 했던 것은 어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우리는 그를 '꼰대'라 부르며 귀 기울여주지 않았을지도. 만약 우리였다면 하나뿐인 외투를 도둑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을까? 또 농부처럼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덤덤히 '글쎄요'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또 스님처럼 너그러이 상대의 허물도 내려놓을 수 있었을까? “그만하면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스틸워터의 말에 오늘의 나를 또 반성하게 된다. 나도 그림책처럼 아이에게 좋은 본이 되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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