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여자다 동화 쫌 읽는 어린이
혼다 큐사쿠 지음, 이치이 미카 그림, 강물결 옮김 / 풀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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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산재하는 성차별. (물론 사람들이 말하는 '역차별'도 인정하는 바이나, 단어 자체가 왜 여자가 당하면 성차별이고 남자가 당하면 '역'차별인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여성에게 편차를 두기 위해 만들어준 단어인가? 이런 말을 쓰면 페미니스트라고 욕을 먹을지도 모르지만, 이 단어 자체가 불편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적어도 내 아이에게만큼은 차별이 당연하다고 느끼지 않는 세상에 살게 하고 싶지 않아 성인지에 대한 변별력이 없는 친구들의 발언을 짚어주고 여러 방면에서 이야기해주고는 있지만, 아이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당하는 성차별이 많다. 하다못해 옷가게만 가도 “여자아이니까 분홍색” 따위 말이다. 우리 아이는 하늘색과 보라색을 좋아하니 알아서 고르겠다고 말하면 “엄마가 이상하다”라고 까지 말하는 가게도 봤다. (네, 이상한 저는 그 가게에서 돈을 쓰지 않았습니다.) 

 

최근 우리 아이와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책이 있다. 바로 “그래, 나 여자다”라는 책이다. 풀빛의 책들은 잔잔한 교훈이 있어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내게 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제목부터 속이 시원한 이 책은 분홍색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친구들이 시비를 걸고, 누나는 협박(?)으로 핑크 셔츠를 입힌다. 물론 그것은 극단적으로 큰 효과를 낳긴 했지만, 한창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과연 옳은 방법일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읽을수록 엄마나 누나의 현안이 놀라웠다. 과연 나는 그렇게 해줄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은 서로의 성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고 소모적 싸움을 멈추게 된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설명 없이도 누구의 행동이 바르고, 바르지 않은지를 직접 깨닫게 되고, 본인도 모르게 내뱉고 있던 차별적 발언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실제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차별적 언어를 자주 사용하는 친구의 몇몇 문장을 떠올리며, 어째서 그 문장이 잘못되었는지까지 짚기도 했다. 

 

아이가 직접 글을 읽고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한 요즘, 재미만을 선택하기도 교훈만을 고민하기도 어렵다. 재미만을 기준으로 책을 주었다가는 '필독서'라고 생각하는 책들에 거부감을 배우게 될 것 같고, 교훈을 기준으로 주었다가는 책은 재미없는 것이라 느낄까 봐. 그래서 이렇게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주는 책들이 그저 반갑다. 또 아이가 직접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말하는 교육까지 가능하니 너무 좋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남기는 책을 많이 만들어주시기를 바라며, 성차별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잡아줄 수 있는 책으로 강력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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