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 온전한 ‘나’만의 속도와 방법으로, 목적지를 향해 전진하기
전진소녀 이아진 지음 / 앤페이지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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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감은 나를 움직이게 만들지만 살게 하지는 못한다. 궁극적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은 '꿈'이 가진 강력한 힘이다. 물론 꿈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의 편견과 잣대, 비교와 강요로 꿈을 꾸기도 전에 깊은 상처만 얻게 되기도 한다. (p.5~6) 

 

18세 목수.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소녀. 자퇴녀. 이 세 가지 조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먼저 드는가? 아마 몇몇 사람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혹은 사고를 쳐서 자퇴하고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날라리(?) 소녀를 떠올릴 것이고, 몇몇은 야망으로 공사현장에 쳐들어온(?) 당돌한 소녀를 떠올릴 것이다. 당신이 그 몇몇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사회의 편견이 그렇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이 단어들이 도무지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공사현장, 소녀?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어떤 면에서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그녀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을 부지런히 걸어가야 하는 것도 나고, 그 방향을 정하는 것도 나라는 것을 알려줘서 말이다. 

 

나는 그녀를 전혀 몰랐다. 책을 통해 만난 그녀가 너무 매력적이라 찾아보니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그녀 사진이 잔뜩 포털에 떴다. 또래 여자아이들과 달리 까무잡잡한 피부의 그녀를 보며 자신의 꿈을 향해 걷는 자만이 가지는 빛나는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를 통해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을, 성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고 살았음을 깨달았다. 늘 꿈꾸라고 말하면서, 나 역시 모두의 꿈을 존중하는 어른은 아니었음에 부끄럽고 미안했다. 

 

 

항해를 시작했으니 멈춰 있을 수는 없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감당해야 할 일들도 분명 존재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p.108) 

 

언제인가 젊은 친구들의 꿈을 두고 '젊어서 할 수 있는 치기 어림'이라는 식으로 치부한 이를 본 적 있다. 부모의 돈으로 즐기는 게 무슨 꿈이냐고. 나는 그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사람을 '어른'이라고 쳐 준 내가 한심했다. 물론 그가 말한 범주 안에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작가처럼 잘못 자른 타일에서 행동의 책임을 배우는 이들도 있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듯, 그녀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녀의 하루하루는 잘 지어진 집처럼 탄탄하다. 그녀는 순간마다 자신의 행동은 자신이 책임져야 함을 온몸으로 배우고 있었다. 세상의 수군거림은 그녀를 긁을 수는 있어도 무너뜨릴 수는 없겠다, 싶었다. 

 

수많은 실패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그녀의 책을 두고 혹자는 아직 섣부르다고, 가야 할 길이 더 많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수많은 청춘을 위해 잘 나서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남과 다른 길을 걷는다고 세상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고, 나도 내 길을 잘 걸어갈 수 있다고 느끼면 좋겠다. 언제까지 남이 걷는 길을 걸으라고 강요하는 세상이 이어질 순 없지 않은가.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가 다른 길을 걷는다고 하면 나라도 듬뿍 응원하는 사람이 되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은 남다른 그녀의 엄마, 어쩌면 그녀가 세상의 다양한(?) 맛을 처음 보게 만든 사람의 편지를 읽으며 나도 아이의 신념을 응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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