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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배우며 살아 - 세이펜 기능 적용, 세이펜 미포함 ㅣ 존 무스 생각 그림책 6
존 J. 무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달리 / 2021년 7월
평점 :

오늘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웠을까. 또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아이에게 무엇을 배웠나 물어보면 종알종알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어른에게 무엇을 배웠나 물으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더는 학교 등의 교육기관에 가지 않으면 배우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배우고, 써먹는 많은 것들은 학교가 아닌 곳에서 배웠다. 가령 콩나물무침이나 신발 끈 묶는 법 같은 거 말이다. 그 연장선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며 살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의 스틸워터는 오늘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던진다. 하루하루를 살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는지, 느끼는지. 그리고 그 순간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몰리에게서 발레를 배우던 스틸워터는 하루 만에 공연을 하리라는 몰리에게 꾸준함이 꿈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스틸워터의 이야기에 몰리는 조급해하지 않고 연습을 하리라 다짐한다. 정의의 용사만 하고 싶은 리오에게는 일부러 과자를 욕심내어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해준다.
아이는 스틸워터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세상을 사는 법을 하나하나 배운다. 어디 그뿐인가. 책을 읽어주던 나 역시 스틸워터가 문제라고 말한 '좋은 걸 전부 차지하고 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 거'가 나의 문제였음을 깨닫는다. 또 한 번 내려놓자고,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때 몰리처럼 조급해지지 말자고 다짐한다. 불가사리를 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래도 이건 해냈잖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마음을 배운다.
내용뿐 아니다. 일러스트 역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던진다. 여유로이 자전거를 타는 스틸워터의 얼굴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몰리의 모습에서, 누군가 길을 잃었다면 우리가 구해줄 수 있다는 리오의 모습에서, 부지런히 불가사리를 바다로 되돌려주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별을 보고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하루하루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된다. 일상이 얼마나 멋진 순간들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와 그림책을 읽으며 나도 매일 자란다. 나도 하루하루 조금 더 엄마로 자란다.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책을 아이와 읽을 수 있어서, 오늘도 스틸워터에게 또 아이들에게 뭔가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한 저녁이었다. 작가의 말을 읽으며, 넓은 마음과 자비심이 통하는 세상을 깨닫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내 안에도 '작은' 스틸워터가 하나쯤 크게 된 것 같다.
나밖에 모르고 너그럽지 못하던 내가, 아이를 만나고 그림책을 부지런히 읽으며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 그림책이 주는 가장 멋진 가르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