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
마루야마 다카시 지음, 사토 마사노리 외 그림, 곽범신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외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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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서 우리 아이가 학구적인 방향에 있어 가장 깊이 있는 의문을 가졌던 첫 번째 주제는 “공룡의 멸종”이었던 것 같다. 화산폭발설은 “수영할 수 있는 공룡도, 날 수 있는 공룡도 있었는데 왜 전부 멸종했어?”의 방향으로, 식물소멸설은 “고사리나 수중식물도 식물은 살아남았잖아?” 등의 이유로 집요할 만큼 질문을 해대는 덕에, 한때 엄마도 공룡 논문을 쓸 듯 열심히 공부했다. 아이가 성장하고 읽는 책이 다양해짐에 따라 아이의 질문도 왕성해졌다. 이제는 나 역시 모르는 것은 솔직히 이야기하고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보는 “노련한 엄마”가 되었는데, 그런 내게 몹시나 도움을 주는 것들이 브리태니커, 하우쏘, 매일똑똑해지는1분 등의 도서다. 그런 우리 집에 또 하나의 효자 도서가 생겼으니 그 이름하여 “억울한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 

 

제목부터 재미있는 이 책은 생물의 멸종과 진화 등을 매우 재미있는 방향으로 풀어준다. 일단 일러스트가 매우 재미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표정이 어찌나 우스꽝스러운지, 어른 눈에도 재미있어 자꾸만 눈길이 간다. 멸종되어 이미 볼 수 없는 동물을 꽤 자세히 그림과 동시에 멸종의 이유를 부각해 그림으로써 일러스트만으로도 멸종의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내용 또한 매우 좋다. 각각의 동물의 기본정보와 멸종이유, 그 외에도 더 필요한 정보를 살을 붙여준다. 기본정보에는 동물의 모습과 크기, 생존방식, 먹이 등을 기록해두어 다른 동물이나 현재 살아있는 동물들과 비교해보기에 좋고, 살이 붙여진 정보에는 멸종의 이유, 동물이 살았던 시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상상 속에서 동물을 다시 만들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서식 연대표도 너무 좋은데, 그 시절에 살아남은 동물과 사라진 동물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또 '억울한' 멸종의 이유라는 주제답게 동물들의 멸종을 꽤 유쾌하게 풀어냈다. 뼈다귀만 먹다가 멸종한 에피키온, 목이 드러나서 멸종한 프시타코사우르스 등 그 동물로서는 억울하고, 우리가 보기엔 의아한 이유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끈다. 그뿐인가.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해 멸종한 친구들도 있다. 유행에 뒤처져 멸종한 칼로바티푸스, 소에게 밀려난 메갈로하이락스, 지렁이의 부족으로 멸종한 자글로수스 해키티 등 예상할 수 없는 멸종이유를 가진 동물이 꽤 소개된다. 나조차도 진짜? 를 여러 번 외치며 읽었다. 

 

이 책이 특히나 흥미로운 점 또 하나. 앞으로 멸종하게 될 동물들을 소개한다는 것. 냉장고가 좋아져서, 얼음이 줄어서, 불이 나서, 새끼를 많이 빼앗겨서 등 다양한 이유로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사라질 동물들을 소개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그 밖에도 멸종 직전에 생존한 친구들, 이유가 있어서 번성한 친구들도 소개하고 있어 '진화와 멸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별책부록인 “이유가 있어서 쫓겨났습니다”에서 다루는 생물들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어 2권으로 나오면 좋겠다고 우리 꼬마가 말한다..

 

어른이 좋은 책을 골라주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직접 읽고 싶어 하는 책, 2권을 기다리는 책도 엄청난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아마 우리 아이 또래부터 초등학생 아이들 두 이 책을 매우 흥미로워하며 읽고 2권을 기다리게 될 듯하다. (엄마로서도 이런 책을 많이 내주시면, 검색창을 덜 뒤적여도 되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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