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바른 글씨 마음 글씨 파스텔 창조책 1
오현선 지음, 양소이 그림 / 파스텔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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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것 같은데, 우리 아이는 'ᄀ·ᄂ.ㄷ'이나 '가나다라'로 한글을 시작하지 않았다.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본인 이름, 엄마·아빠 이름, 가족 이름,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캐릭터, 그림책 등의 순서로 한글을 알려주고 확장했다. “찹쌀이 이름에 있는 '유'가 우유에도 있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읽기는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때고, 쓰는 것 역시 거의 쓸 줄 알지만 쓰기에 치중하지 않은 탓에 연필을 꽉 쥐는 힘은 그리 좋지 않다. 이제 읽기, 말하기, 듣기 모두 잘 되는 편이고 쓰는 것도 곧잘 쓰니 기술적인 면을 길러주자 싶어 '예쁘게 쓰는 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하루 10분 바른 글씨 마음 글씨'. 14개월 차부터 시작한 가위질과 클레이로 단련된 소근육이니 뭐 연필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글씨를 예쁘게 쓰고 편지도 예쁘게 쓰고 싶은 아이의 욕구, 쓰기 공부도 재미없게 시키지 말하는 엄마의 소신, 그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책이다 싶었던 게 이유.

 

먼저 책을 좀 이야기하자면, 이미 글씨를 다 뗀, 자신의 의지로 읽고 쓰기가 가능한 아이들을 위한 쓰기 책으로 바른 자세 잡기, 연필 잡기부터 시작하여 손에 힘 기르기, 곡선 사선 그리기 등 기초부터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글씨를 예쁘게 쓰려면 기본글씨를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의 진행 방향부터 마음에 들었다. 또 분량이 정해져 있어 하루에 10분 정도만 훈련하는 책이니 아이들이 지겹지도 않고, 군데군데 예쁜 일러스트가 응원의 멘트도 던져주어 아이도 좋아했다. 

 

개인적으로는 '소중한 단어와 문장 쓰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어릴 때부터 나에게 힘을 주는 말과 버킷 리스트 등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아이들의 방향성을 미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좋았고, 필사를 통해 문장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전히 다이어리에 문장 필사하는 애) 그 외에도 원고지 쓰기, 독서록 쓰기, 신문기사 쓰기, 포스터 쓰기, 광고 글 쓰기 등 아이들이 다양한 형태의 '글'을 체험해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우리 꼬마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부분은 “내 글씨 자랑 종이”로 오려쓸 수 있는 문서 양식이었다. (이미 여러 부분을 활용해 집을 꾸미는 중이다.) 

 

아이가 글씨를 배울 때는 열정적으로 교수하다가 글씨를 뗀 순간부터 아이의 '쓰기' 교육에 손을 놓는 엄마들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이 히라가나만 배우다 끝나버리는 제2외국어와 뭐가 다른가 생각해본 일이 있다. 적어도 아이가 활용할 수 있는 쓰기, 재미있게 실천할 수 있는 쓰기까지는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나, 하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준 고마운 책이다. 엄마보다 글씨 예쁘게 쓰고 싶다는 우리 꼬마의 마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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