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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괴물이 뭐래?
앨리슨 에드워즈 지음, 아이샤 엘. 루비오 그림, 최은하 옮김 / 갈락시아스 / 2019년 5월
평점 :

마곰이의 그림책 이야기 - 용기 : 걱정 괴물이 뭐래?
저희 아이의 걱정 괴물은 '나무 할아버지'입니다. 어느 체험관에서 “어린이 여러분~ 이제 잘할 수 있죠? 아니면 나무 할아버지가 찾아갈 거야~”하는 소리가 나오는 인형? 같은 것을 경험한 후 그것에 대해 큰 공포를 느끼게 되었어요. 원래도 '착한 아이'기 위해 노력하는 성향이기에, 사소한 것도 본인이 실수라고 판단하면 나무 할아버지가 올까 봐 겁을 내더라고요. 저는 제가 그런 성향의 아이였기에, 우리 아이가 걱정할 때마다 큰 소리로 “나무 할아버지; 이 정도는 괜찮은 거죠?” 라고 말하며 아이의 걱정을 덜어주려 노력했어요. 그래서 사실 저는 이 책이 더욱 반가웠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아이는 처음에는 이 책을 거부했어요. 걱정 괴물이 회색이긴 하지만, 나무 할아버지랑 꽤 닮아있었거든요. 며칠이나 기 싸움을 하더니, 드디어 엄마가 읽어줄까, 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제 무릎에 안기듯 앉아서 읽긴 했지만 말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이는, 때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해한 듯합니다.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첫발로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모든 아이에게는 저마다의 걱정 괴물이 있을 겁니다. 아주 무서운 괴물과 그렇지 않은 괴물의 차이일 뿐 없는 아이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 책에서도 소녀는 자신만의 걱정 괴물을 만납니다. 먼저 내용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아이의 모든 말이 걱정 괴물에게 주눅이 들어있습니다. 걱정 괴물이 부르는 노래는 사실 아이 마음에서 나온 것임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어느 날, 아이는 더는 걱정 괴물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조바심이 난 걱정 괴물은 이리저리 아이를 따라다닙니다. 기존에는 아이가 걱정 괴물의 말대로 주눅이 들었다면 다소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걱정 괴물을 약 올리죠. “난 무섭지 않아.”서 하는 말로 걱정 괴물을 쫓아내고, 결국 걱정 괴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아이로 거듭납니다.
일러스트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걱정 괴물이 아이보다 크고, 아이는 주눅 들어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아이와 괴물의 표정이 바뀌는 장면, 점점 크기가 달라지는 것으로 비추어, 아이의 마음에서 걱정 괴물의 위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는지, 걱정 괴물이 작아졌다며, 아이가 이길 것 같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물론 아이들이 이 아이처럼 한꺼번에 공포를 떨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먹는 순간이 올 거예요. 그 마음 먹기가 실천과 극복으로 전부 이어지지는 않지만, 그 마음을 먹는 자체가 엄청 멋진 일임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음을 아이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이런 책을 읽어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걱정 괴물을 가지고 살지만, 이제는 그 걱정 괴물이 나를 집어삼킬 수 없음을 알듯, 우리에게도 늘 든든한 엄마와 용기가 함께 하길 바라봅니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아이와 걱정 괴물의 크기를 비교해요.
2. 아이와 걱정 괴물의 표정을 비교해보아요.
3. 우리가 걱정 괴물을 이기는 방법을 이야기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