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 조금만 배워도 삶이 편해지는 일러스트레이터&포토샵 스킬
문가든 지음 / 탈잉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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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긴 몰라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주 많으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이기에 직접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우기도 했고, 종종 책을 업그레이드해가며 독학도 했다. 그런데 자주 쓰지 않으면 알던 것도 잊게 되는 당연한 원리에 따라 나의 디자인능력은 점점 하락세를 타는 듯하다. 매일 ppt를 만들어댈 땐 느끼지 못했다가 요즘에 와서 나의 퇴화를 실감하곤 하는 것이다. 쓰지 않는 기능을 상실하는 것은 대자연의 원리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나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심지어 인생 다음 장을 준비하는 지금, 포토샵도 일러스트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다. 

 

그러다 대자연의 원리를 역행하게 해주는 책을 한 권 만났으니, 바로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다. 책 제목만 봐도 느껴지지 않는가. 남에게 부탁하기 미안해서, 나의 부족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내가 한단다. 전문가들은 콧방귀를 낄 멘트일지 모르지만, 비전문가문에는 오히려 아무나 쉽게 배우고 쉽게 쓸 수 있다는 말처럼 들려서 오히려 반가움이 든다. 

 

제목만 보고 피식하며 무시하다가는 큰코다친다. 일단 제본. 디자인 서적을 읽어본 이들은 안다. 그 두껍고 큰 맨질한 종이는 책 집게도, 문진도 그다지 소용이 없다. 유리 문진을 가운데로 밀어버리며 턱 덮여버리기 일쑤였던 디자인 책을 떠올렸던 것이 무색할 만큼, 완전 180도로 쫙 펴진다. (실 제본으로 보기 편하게 해주고, 겉표지로 감싸 예쁨도 보완했다) 이 책을 옆에 펴두고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해보는 동안, 한반도 책이 덮이지 않았다. 

 

다음 내용. 그 복잡한 기능과 명령어를 외울 필요 없이 필요한 것만 딱딱 짚어준다. 그야말로 '실용을 위한, 실용에 의한, 실용에 대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엑셀도 포토샵도, 일러스트도 쓰는 기능만 쓰지 않나? 이 책에는 쓸데없고 폼 만나는 기능은 거론도 안 한다. 쓸 데 있고, 써서 멋진 기능만 딱딱 짚어줘서 진심 그 자리에서 읽고, 그 자리에서 써먹을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포토샵보다 일러스트를 많이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은 포토샵으로 시작해 일러스트로 간다고 알고 있다. 대부분의 업무에서(적어도 내가 필요로 하던 것들은) 포토샵은 “잘하면 좋고 폼나는” 정도의 일을 담당하고 일러스트는 “못하면 포토샵도 필요 없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생각하기에 일러스트를 상세히 다뤄주는 책이 반가울 수밖에. 그렇다고 일러스트 책을 따로 보기에는 응용력도 시간도 없는데 이 책은 알아서 적당한 비중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해주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포토샵과 일러스트의 설치에서부터 인터페이스, 기초 가이드와 용어로 시작된 이 책은 금세 실무를 이야기한다. 다른 책에서라면 150페이지는 되어야 나올 누끼가 50페이지부터 등장. 그뿐 아니다. 썸네일이나 그래프, 포스터 등 당장 실무에 써먹을 만한 기능들도 초반부터 팍팍 뿌려준다. 이쯤을 넘겨볼 때는 뒤엔 도대체 뭘 알려주려고 그러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걱정은 기우. 뒤로 넘기면서도 당장 오늘 써먹을 만한 기술이 가득했다. 카드뉴스, 포트폴리오, 인쇄용 디자인까지 정말 다양한 것들을 훅훅 뿌려준다. 넙죽 넙죽 받아먹다 보니 오래전에 배웠던 기능들이 거짓말처럼 다 떠오르더라. 물론 전문가 눈에는 부족할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작가의 독자는 전문가가 아니었음을 잊지 말기를. 나처럼 초보지만 당장 실무에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최고의 속성과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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