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그림책봄 21
장순녀 지음 / 봄개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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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곰이의 그림책 이야기 - 독립심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장순녀 작가님의 “척!”입니다. 네, 맞아요. 바로 ~하는 척의 그 척입니다. 우리가 보통 '시치미를 떼다.', '일부러 ~하다.' 할 때 사용하는 그 척이 맞습니다. 그런데 왜 이 책을 독립심이라는 폴더로 넣었냐고요? 이 책은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먼저 읽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이 책에는 온 동네를 누비는 장난꾸러기 “깜돌이”와 그의 엄마 누렁이가 등장합니다. 이 이야기는 장순녀 작가님이 우연히 제주도에서 만난 '하수구에 빠진 까만 개'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어쩌면 '논픽션'일지도 모를 그림책입니다. (으흐흐. 너무 갔나요? ^^::) 아무튼 깜돌이는 오늘도 호기심을 쫓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그런 깜돌이를 조용히 뒤따르는 누렁이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배운 터라 이 책을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는 수많은 '척'이 등장합니다. 일단 깜돌이는 놀란 척, 못 들은 척, 큰일 난 척, 망설이는 척, 술래인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부끄럽지 않은 척, 골이 난 척, 겁주는 척, 안 무서운 척, 아무 일 없던 척 등을 합니다. 어때요. 우리 아이들에게서 많이 본 온갖 척들은 다 등장하죠? 그래서 아이와 이 책을 보며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우리 집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이는 때로 “나는 아니었거든~”을 외치며 자신을 변호하기도 하여 정말 “척”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어떤 척을 하는지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아이의 마음을 엿듣기도 하고, 지나간 실수들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어 이야깃거리가 아주 많았답니다. 

 

그럼 엄마 누렁이는 어떤 척을 할까요? 엄마들이 하는 것을 다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화가 난 척을 합니다. 분명 조바심을 하고 아이 뒤를 따르고, 아이의 행동을 다 지켜봐 놓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이에게 뭔가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화가 난 척을 하는 누렁이의 모습에서 나를 바라봅니다. 그러면서 처음 엄마가 된 날보다 단단해진 나를 보기도 하죠. 

 

사실 엄마인 나도 척을 할 때가 많습니다. 무섭지 않은 척, 걱정되지 않는 척, 힘들지 않은 척, 즐거운 척. '나는 엄마니까'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그런 '척'보다 힘든 척, 슬픈 척 등이 아이를 키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다들 해보셨잖아요. 무거운 척을 하면 아이가 장난감 통을 번쩍 들어 방에 옮기기도 하고, 모르는 척을 하면 아이가 대답도 척척 해냅니다. 그럴 때 우리 아이는 다 큰 척도 하고, 별 것 아닌 척도 하죠. 사실은 엄청 뿌듯하면서. 

 

오늘 이 책을 두고 독립심을 이야기한 것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의 뒤에서 바라보는 누렁이의 '아무것도 모르는 척'과, 무섭고 힘들었지만 괜찮은 척해댄 '아무렇지도 않은 척'의 깜돌의 모습. 

 

때로는 엄마가 해주었지만 아닌 척도 해주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의 독립심이 자라기도 하고, 아이가 어려웠던 것을 알지만 어렵지 않았던 척할 때 속아주는 과정에서 아이가 더 큰다는 생각을 잊지 말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소개해보았습니다. 대신 많이 칭찬해주는 누렁이의 사랑도 잊지 말아야 할 테고요.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분명 하루 치 자랐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아이의 미숙함보다는 잘한 모습을 보는 눈을 가진 엄마가 되어주는 게 어떨까요?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우리가 '척'했던 이야기를 해보아요.

2. 어떤 척은 좋고 어떤 척은 나빴는지 이야기해보아요.

3.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편지에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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