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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싫어하는 초등생을 위한 공감 독서법 - MBTI, 에니어그램으로 아이의 속마음 파악하고 독서 방향 잡기 ㅣ 바른 교육 시리즈 23
진정용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평점 :

아이들에게 글자를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꾸준히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효과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어휘가 아이들 머릿속에 축적되고 독해력이 좋아지면서 읽기 능력도 향상됩니다. (p.73)
우리 집 꼬마는 5살 무렵 대부분의 글씨를 읽었고, 쓰기(그리기)도 했다. 6살부터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기까지 하니 주변에서는 한글 공부를 엄청 열심히 시킨 줄 알지만 나는 한글 공부를 따로 시킨 적이 없다. 쓰기 노트 한 권 사용해보지 않았다. 나는 딱, 책만 읽어줬다. 아이가 “이거 무슨 글자야?” 물을 때 대답해준 것 외에는 가갸거겨도 가르치지 않았다. 잘 모르지만, 아이가 한글을 빨리 뗀 것은 “궁금한 글자부터 배운 것”과 “재미있게 책에서 익힌 것” 때문이라고 추측해왔다. 다행히도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이 확장되기도 했고, 앞으로의 독서 학습의 방향성도 얻을 수 있었다. 독서에 정답이 어디 있겠냐마는 '공감'이 우선이라는 저자의 태도에서 신뢰를 느꼈다.
책의 제목만 놓고 “우리 아이는 초등학생도 아니고, 책을 좋아하는데?”라고 생각하며 읽지 않으려 하신다면, “책을 통해 이해력이 뛰어난 아이로 키우는 법”이라고 고쳐 말해드리고 싶다. 나 역시 얕은 생각으로 이 좋은 책을 놓칠 뻔했다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림책을 반복해서 여러 번 읽어주면 점점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서사 근육'이 만들어집니다. (p.95) / 어휘력 차이는 학습 격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빈약한 어휘 수준을 지녔다면 책을 읽어도 글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고, 교과서 내용을 어렵다고 느껴 공부에 흥미를 잃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p.38) / 아이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p.218)
이 책이 특히 매력적이라 느낀 것은 아이들 성향에 따른 독서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종종 남의 집 방법을 그대로 '복붙'하는 지인들을 볼 때마다 가졌던 의문에 대한 명쾌한 풀이 같아 좋았다. 아이의 기질을 바탕으로 강점을 개발하고, 소통하는 법을 열어주었고 이를 통해 아이와 소통하는 것까지 도와준다. 부모의 언어습관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어휘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부분도 다시 짚을 수 있었다. 또한, 독서의 이로운 점을 매우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그동안 '내가 좋아해서' 읽고 읽어주던 책들이 아이에게 그래도 지속적인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음을 확인하고 그것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질문'에 관한 부분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평소에도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고, 독서 후에는 독후활동이나 독후대화를 꼭 해왔는데, 그것을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 조금 더 구체화한 느낌이랄까. 또 아이가 조금 더 자랐으니, 요약하기나 주제 찾기, 주인공의 흐름 읽기 등 조금 더 깊어진 독서가 가능할 것 같아 조금 더 바쁜 엄마가 될 것 같다. (엄마, 화이팅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아이와 나의 독서는 “좋아서 읽는” 것이었다. 그림책이 좋아서 읽다 보니 글씨를 익혔고, 글씨를 알고 나니 동화책을 읽을 수 있었고. 또 동화책을 더 잘 읽기 위해 한자어를 공부했고, 전래동화가 재미있다고 하기에 은근슬쩍 인물과 역사를 들이밀었다. 다행히 좋아서 보내온 시간이 아이에게 '책 읽는 뇌'를 만들어주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독서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조금 더 의미 있게 성장해갈 듯하다.
아이가 책을 사랑하는 지금, 이 책을 만나서 기쁘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직전 이 책을 만나서 감사하다. 덕분에 나는 “책읽기 좋아하는 초등학생을 위한 공감독서”를 조금 더 차근히 준비할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