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더 빨리 올 거야 토토의 그림책
엠마 비르케 지음, 요안나 헬그렌 그림, 김아영 옮김 / 토토북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펼치기 전, 사실은 심호흡을 먼저 했다.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두고 출근했던 나는 기다리는 아이에게 아직도 쥐약인 것이다. 아마 나처럼 이 책을 펼치기조차 두려운 마음이 드는 엄마들이 꽤 있을 테다. 하지만 괜찮다. 안심하고 펼쳐도 된다. 이 책은 엄마를 기다리는 지루함이나 슬픔보다, 기다리는 시간을 즐거움으로 풀어내는 재치있는 아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일단 일러스트. 수채화로 채워진 이 책은, 빈틈이 하나도 없다. 엄마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약간 비어있는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꽉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수채화의 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일까? 익숙하고 정겨운 느낌이 강하다. 또 배경이 엄청 다양하게 바뀌기 때문에 아이와 이야기 나눌 거리가 아주 많다. 좁은 영역에서 큰 영역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이동하는 느낌도 강하기 때문에 아이와 이동한 순서 등을 이야기해보기에도 너무 좋다. 

 

심지어 속 페이지가 펼쳐지기 때문에,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우리 아이는 특히 한 엄마는 버스를 타고, 한 엄마는 버스를 놓친 장면을 “부우웅~ 메롱”이라는 소리를 내며 여러 번 반복하여 즐겼다. 

 



두 번째는 이야기. 아이들이 하는 유치하고도 기발한 말싸움을 아는가? “우리 엄마는 자동차 100개 있어,”, “우리 아빠는 비행기 10개 있거든.” 딱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그 말싸움이 일방적인, 내 말만 하는 느낌의 말싸움이 아니라 주거니 받거니 꽤 재미가 있다. 마치 “영감~ 왜 불러~” 그 노래처럼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이 엄청 재밌다. 대화의 색이 빨강과 초록으로 구분되어 있어 아이와 한 마디씩 번갈아 읽어도 좋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엄마와 두 아이는 나란히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극적으로 휙휙 돌아가던 이야기가 평온히 마무리되는 느낌이 든다. 한 권의 그림책에서 이런 극적인 장면변화와 스토리변화를 만나다니, 역시 그림책은 무궁무진한 영역이다. (그림책, 사랑합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게 지루하고 슬픈 아이들과 그것이 마음에 맺혀 가슴이 아픈 엄마들이, 기다림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바꾸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일러스트를 보며,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이야기해본다. 

2. 각 교통수단 중 어느 것이 더 빠를지 이야기해본다. 

3. 우리 엄마가 어린이집에 오는 과정, 혹은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오는 과정을 이야기해보고 지도로 그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