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시대 - 로마제국부터 미중패권경쟁까지 흥망성쇠의 비밀
백승종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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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성공 안에 쇠망의 씨앗이 들어있으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p.96)

 

이 책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내가 언젠가 역사서를 읽다가 생각한 것을 시작으로 책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에서였다. '제국은 왜 흥망을 반복하는가?' 말이다. 여러 역사서를 읽다 보면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은 제국도 결국 서서히 무너지고, 절대 커지지 못할 것 같은 제국도 서서히 성장한다. 그리고 그 성장한 제국도 결국에는 무너진다. 그저 생태계의 원리라고 생각하기에는 그동안 읽은 책 앞에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펼쳐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랫동안 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치고, 글로 써오신 저자의 저력을 완전히 느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정확한 포인트로 짚어내고, 간결한 부제로 묶음으로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저 오랜 역사 속 이야기들을 마치 오늘날의 이야기로 바꿔주는 느낌이랄까. 

 

 

경고음이 처음 울릴 때 우리는 정신을 가다듬고 주의해야 한다. (...) 로마공화정 말기에도 현명한 정치가가 있어 꼭 필요한 개혁을 과감히 시행했더라면 어떠했을까. (p.77) / 지도자의 능력이 몽골제국의 역사를 좌우하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p.88) / 누구든 안팎으로 문을 모두 걸어 잠그면 스스로 질식하고 만다. 전성기에 오스만제국이 보여준 개방성과 종교적 관용에서 터키공화국이 새 희망을 발견하였으면 한다. (p.167) 

 

이 문장들은 나라에도, 조직에도, 어쩌면 개인에게도 참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대부분의 실패는 경고음이 처음 울릴 때만 해도 바로잡을 수 있다. 비록 아픔이 따르겠지만, 그런데도 바로잡을 수는 있다. 수많은 역사는 그저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우리 삶에 거름으로 삼아야 하기에 우리나라에, 우리 조직에, 내 내면에 울리는 경고음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반대로 나라가, 조직이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하나의 경고음이 될 필요도 있겠다. “애초에 시민은 공직에 나갈 길이 차단되어 있었고, 귀족과 결혼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시민들의 불만은 당연했다. 기원전 494년부터 그들은 반란을 일으켜 참정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200년 동안 시민은 점점 많은 권리를 쟁취하였다. 고대 역사에서 보기 드문 쾌거였다. (p.41)”의 문장에서 느낄 수 있듯, 혼자서는 작은 목소리라도 모이면 큰 경고음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높은 곳에 계시는 분들은 하나하나가 모이면 무서운 경고음이 될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고 이끌어가셔야 할 테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단순히 과거의 것을 정리하고 풀이해주는 느낌이 아니라, 역사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세계가 어떻게 흐를지를 이야기해주는 느낌이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역사를 재미없다고 말하는 이유가 “이미 지나가 버린 이야기”라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역사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니다. 하다못해 유행도 돌고 돈다. 유행이 10년이나 5년을 주기로 돈다면 역사는 조금 더 큰 주기로 돌고 돌아 우리의 삶을 채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의 좋은 점은 살리고, 나쁜 점은 미리 대비하여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지는 않을까? 그래서 이제는 역사를 고쳐 말하고 싶다. “지난 시간으로 내일을 대비하게 하는 것”이라고. 아마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동안 역사를 어렵다고 생각하여 피하기만 했다면, 이 책을 권해본다. 아마 이 책을 통해 역사도 재미있는 거구나, 뭔가 많은 것을 남기는 거구나- 하고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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