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터는 뭐든지 자기 멋대로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135
케빈 헹크스 지음,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옆에서 조용히 책을 읽던 아이가 깔깔 웃는다. 슬쩍 보니 “체스터는 자기 멋대로야”를 읽고 있다. 나는 아이보다 먼저 읽고 난 후 아이에게 새 책을 주기에 내용을 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왜 웃는지 물었더니 아이가 말한다. “체스터와 윌슨도, 릴리도 다 우리 반에 있어요.”하고. 그러더니 자신의 유치원에 있는 친구들이 왜 체스터나 윌슨, 릴리 같은지를 쫑알쫑알 말한다. 

 

사실 매우 바른생활을 하는 편인 우리 아이도 이 책의 기준이라면 “자기 멋대로”다. 맞다. 이 책에 나오는 “자기 멋대로”인 아이들은 우리 아이의 말대로 “지극히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이다. 어느 아이나 자신만의 규칙이 있고 선호도가 있으며 생각이 있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여기에 있다. “자신만의 규칙과 선호도와 생각.” 우리는 나의 규칙과 선호도와 생각은 존중하지만, 타인의 규칙이나 선호도, 생각은 “이상하다”라고 생각하곤 한다. 아이들도 그럴 테고. 

 

비룡소북클럽비버 3월호에 이 책이 포함되어 있어서 만난 이 책. 사실 표지만 보고는 왜 3월의 도서일까 생각했다. 그런데 읽어보니, 또 아이의 반응을 보니 이 책은 정말 3월 필독서다. 늘 둘이 놀던 체스터와 윌슨은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되던 릴리와 우연히 친해지게 되는데, 친해져 보니 릴리는 퍽 재미있다. 그렇게 체스터와 윌슨, 릴리는 단짝이 된다. 그리고 또 새로운 친구 빅터가 등장한다. 아이들도 빅터와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쉬이 예상할 수 있다. 우리 집에서는 빅터와 친해지는 이야기, 빅터 다음에 찹쌀이가 이사를 오는 이야기까지 연결하여 속편을 만들었는데 그 후 아이는 더 많은 이야길 만들려면 새 친구들과 친해져야겠다고 한다.

 

윌슨은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단짝친구 릴리나 빅터가 새로운 반에서 만난 친구라고 설정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아이와 꽤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각각의 친구들이 가지는 고유의 성향,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아이의 태도, 내가 아는 아이와 내가 모르는 아이의 모습을 여러 방면으로 만난달까. 어느새 일주일이나 흐른 새 학기는 아이에게 새 친구를 만들어주기도 했고, 옛친구에 대한 그리움도 가르쳤는데 이 책을 통해 아이의 그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나 역시 나의 윌슨, 나의 릴리를 생각해보기도 했고. 

 

누구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힘들다. 그게 사람이든 규칙이든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느낄 어려움은 어른보다 더 클지도 모르고.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친구나 규칙도 막상 친해지거나 도전해보면 괜찮은 것도 많음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 반대로 릴리의 입장이 되는 아이라면, 친구들이 어색해하는 마음을 쉽게 설명해줄 수 있을 테고.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참 좋은 책이었다. 

 

*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우리 반의 윌슨, 릴리, 빅터 등에 관해 이야기해본다. 

2. 빅터 등장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해보고, 나를 주인공으로 “나의 성향”을 이야기해본다. 

3. 새롭게 사귄 친구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친구의 새로운 면을 이해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