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용기맨 비룡소 창작그림책 65
김경희 글.그림 / 비룡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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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에 대한 리뷰를 하기 전에,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도 용기 내 볼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말을 먼저 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전형적인 착한 아이, 말 잘 듣는 아이, 순한 아이다. 좋은 점도 많지만, 마음을 졸이게 될 때도 많다. 아이의 선한 배려가 상처를 입을까 봐, 자신의 말을 하지 못할까 봐, 혹시 나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다 말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는 순간들이 꽤 있었다. 다행히 아이가 자라며 가족들에게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자신의 방식으로 잘 전달하고 있고, 작년 담임선생님께서 꾸준히 격려하신 덕에 참 씩씩해졌다. (남자아이들과 어울려 논 영향도 있는 듯한 게 남자아이들은 아이가 우물쭈물 기분이 상했음을 전달하면 “아 그래? 미안”하며 쿨하게 받아들여서 아이도 머쓱해 하지 않고 넘어가지곤 하더라.)

 

이 책은 우리 아이 같은 아이들에게 특히나 도움이 될 것 같고, 정반대의 성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심한 성향 아이들에게는 아침에 눈을 떠서 유치원에 잘 가는 것도 용기 중의 하나임을 인식시켜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강한 성향에는 진짜 용기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의 용기맨은 총 10단계의 진화(?)가 필요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부터 하루종일 아이가 겪을 만한 일상생활이 모두 그 단계다.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한 단계씩 거치며 책을 넘기기에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인식 없이 자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중간중간 용기맨도, 주인공도 실패하는 내용도 있어 실패가 몹시 당연함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 

 

단순히 의미만 전달한 책이라면 굉장히 재미없을 내용이었을 텐데, 삽화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보는 내내 깔깔 웃었다. 우리 아이는 작은 글씨를 더 즐거워하며 읽었는데, 용기맨이 실패를 할 때나 무서운 공룡이나 귀신이 겁먹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용기 내는 것을 실패할 수도 있다고 안도하는 느낌이었다. 또 단계마다 아이가 직접 손가락을 얹어서(?) 넘어갈 수 있어서 참여하는 즐거움도 있어 몰입도가 더 좋았다. 

 

이 책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여러 번 반복하여 읽었는데, 어느날 아이가 밥을 먹다 문득, 자신도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도 이미 수많은 용기를 내 오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아이와 아이가 노력해온 것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다 내가 울컥 눈물이 났다. 너무 잘하고 있다고, 멋있다고 칭찬을 해주는 데 우리 아이 표정이 꼭 표지의 용기맨 같더라. 

 

우리 아이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이는 저마다 가지는 두려움이 있을 테다. (어른들도 여전히 그렇고) 이 책은 그래서 모든 아이에게 필요하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모두 용기가 필요하고, 실패할 수도 있으며, 실패해도 언제나 안아주는 엄마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 집에는 1년이나 노력하여 마침내 줄넘기를 2개나 해낸, 0개에서 200배의 성공을 이뤄낸 의지의 용기맨이 산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성과에도, 1년 내내 놀이시간마다 뛰어노는 친구들을 마다하고, 줄넘기 연습부터 시도해준 너를 몹시나 칭찬해. 그 말을 전해주시던 선생님의 그렁그렁한 눈도, 그 마음도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우리가 하루종일 용기 내야 하는 순간을 이야기해봐요.

2. 실패했을 때 느껴진 마음을 이야기해요.

3. 마침내 성공한 기쁨을 이야기해봐요. 

4. 실패와 성공의 기준은 내 안에 있음을 이야기 나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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