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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요술 가방 ㅣ 빨간콩 그림책 15
홍지니 지음 / 빨간콩 / 2022년 1월
평점 :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정말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가지고 올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은 “엄마의 요술 가방”. 우리 꼬마는 이 책을 보자마자 “우리 엄마 가방은 보물단지인데. 내 것 다 들어있는데~” 하며 신났다. 아마 많은 집에서 이 책을 만나면 아이들은 우리엄마가방을 떠올 릴 것이고, 엄마들은 자신의 가방 속 물건이 떠올라 웃음이 날 테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엄마 중 절반은 나처럼 구*, 고야* 등 쇼퍼백에 기저귀, 물티슈 등등 다 넣어봤을걸?
일단 이 책은 일러스트가 무척 다채롭다. 색만 봐도 봄이 저절로 떠오르는 화사함이 가득 들어있다. 우리 꼬마는 엄마 얼굴과 아이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그림이라고 말하더라. 실제 이 그림책 안에는 미소를 가득 머금은 엄마와 아이가 나오는데, 그것을 보는 사람조차 그런 미소가 지어질 만큼 화사하다. 아이가 이 그림을 봤다고 말하며 한 그림책을 찾아왔는데 “누구네 아기야”였다.
(누구네 아기야 리뷰 https://blog.naver.com/renai_jin/222009132285) 맞다. 작가님의 전작 역시 너무 사랑스러운 아기 궁둥이를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는데, 몇 년 전에 읽은 그림책을 아이가 기억하고 책을 찾아올 만큼 인상적인 일러스트다. 심지어 전작보다 선명하고 표정이 익살스러워 더 재미가 있다.
내용 또한 엄마와 아이의 사랑스러운 추억을 잔뜩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자세하다. 아이 간식, 아이 장난감, 물티슈 등등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이 잔뜩 들어있는 엄마의 가방은 아이 입장에서는 요술 가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배어 나온다. 내용을 스포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이의 걱정이 정말 모든 엄마가 자신의 가방을 보며 한 번쯤 해보았을 걱정이라 더 웃겼다. (작가님도 분명 아이를 키우고 그런 가방을 겪어보신 분일 거란 생각이 강력히 들었다. 요즘 엄마를 걱정하여 대신 물을 떠다 주고 그릇을 치워주는 등 귀여운 노동을 하는 우리 집 녀석처럼 엄마를 걱정하는 아기의 마음에 괜히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고.
때때로 그림책을 읽으며 엄마가 더 많이 위안받을 때가 있다. 아마 이 책도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전해주는 그런 요술 가방이 될 것 같다. 읽는 내내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따뜻했고, 읽은 후 “나 때문에 엄마 많이 무거웠지” 묻는 딸이 있어 행복했다.
*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오늘 엄마의 가방에는 무엇이 있나 탐색한다.
2. 어디에 필요한 물건인지 대화를 나누어본다.
3. 각 물건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서로를 위해 엄마와 아이가 해줄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해본다. (우리 꼬마는 물티슈를 안 들고 다니기 위해 똥은 집에서만 싼다고 한다.)
( 덧! 현재 3세 이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책을 읽다가 클러치가 들고 싶어서, 미니백이 메고 싶어서 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걱정 마라. 5세쯤 되면 토트백도, 미니백도 가능해지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