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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5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7월
평점 :

적어도 내가 알기로,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는 입증된 공통점이 2개는 있다. 첫번째는 모든 아이는 똥얘기를 좋아한다는 것과 공룡을 사랑한다는 것. (뭐 물론 이 외에도 많은 공통점이 있겠지만 적어도 이 두개를 싫어하는 애는 정말 못봤다.) 우리집에도 트리케라톱스를 사랑하는 녀석이 하나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자마자 공룡을 먹는다고? 라고 말하며 냉큼 책을 안고 갔다. 더욱이 도깨비 얌얌이까지 등장하는 걸 파악하고는 돌고래 소리까지 내며 그 자리에 서서 책을 읽더라. (그러는 바람에 일러스트 읽기를 먼저 하지 못했다. 일러스트 너무 재미있어서 온갖 재미있는 이야기 나올 것 같은데에 TㅅT)

각설하고! 이 책이 매력넘치는 이유를 3개로 짚어보겠다. 첫째, 일단 주제가 완벽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 들어있음과 동시에 그 동네가 난장판이다. 이것만으로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데, 두번째 포인트! 책에 구멍도 뽕뽕 나있고, 펼쳐보는 칸, 숨바꼭질하는 칸 등, 다양한 재미가 여기저기 포진되어 있다. (실제 우리집 아이는 작가의 전작인 “우리집에 용이 나타났어요” 책에 아직도 편지를 쓰곤 한다. 용이나 두레가 답장할까봐. 물론 당연히 “산타에게 편지가 왔어요.”나 “괴물들의 저녁파티” 역시 편지가 들어있다. 훗 귀여운 녀석.) 세번째로는 백과사전만큼이나 다양하고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책 자체도 너무 재미있는데, 이렇게 빵빵한 정보라니. 이야말로 도랑치고 가재도 줄줄이 잡아오는 책이다.

실제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너무 재미있었고, 일러스트 곳곳에 숨은 재미들을 찾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스토리도 너무나 좋지만, 일러스트에도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아이도, 아직 까막눈인 귀요미들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작가님의 책은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익살이 가득하고 그래서 더 아이들이 풍덩 빠져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책에 정보가 많은 것도 좋지만, 일단 재미나 감동이 없으면 읽히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편인데 (아이도 독서력이 생기면 재미없어도 읽지만, 독서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일단 재미있고 흥미를 끄는 책으로 책이 재미있는 것이다~ 라는 인식을 심어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기호를 정확히 맞추는 책이다.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스토리로 관심 딱 끌고, 집중할 즈음 공룡에 대한 정보 팍팍 넣어주고!

아마 한동안은 우리 아이는 또다시 책을 열때마다 얌얌이가 있지는 않은지 책을 흔들어보게 될 것이다. 예전에도 모든 책에 얌얌이가 있을 까봐 책을 먼저 흔들고 난 후 가지고 왔는데. (얌얌이가 깨문다는 안내때문에) 한동안 우리 꼬마는 공룡책에 불침번을 설지도 모르지. 이제는 현실과 책을 구분할 나이에 가까워졌지만, 나는 앞으로도 아이가 얌얌이가 무서워 책을 흔들고 펼치고, 두레에게 편지를 쓰고, 산타할아버지나 몬스터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아이로 남아주면 좋겠다. 책속에 숨은 다양한 재미들을 가득히 느끼고 살 수 있다면, 그 삶이 얼마나 풍족한지 알기에,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책속의 이야기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나는 당근으로 공룡발자국을 만들고, 두레가 되어 답장을 써야하지만 그 시간이 나역시도 즐거움인것은 분명하다.

아이와 책속을 여행하며 매일매일이 즐겁다. 오늘도 우리는 공룡책을 펼치며 어딘가에 숨어있을 얌얌이를 찾아 책을 여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