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시간 -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순간들, 바다가 결정지을 우리의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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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면 우선 바다의 기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주를 가로질러 던져진, 우리가 지구라고 부르는 이 작은 구체 위에 바다가 존재하고 지속되어왔다는 그토록 우연한 기적에 관심을 두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의 탄색으로 거슬러 올라가 물이라는 것이 창조된 환경을 경탄하며 살펴보아야 한다. (p.15)

 

 

독도. 대한민국, 아니 적어도 한반도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독도를 참 꾸준히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날강도(나는 공인이 아니기에 표현의 자유를 가지기로 한다.) 같은 습성은 사실 독도라는 땅덩어리가 탐나서 하는 짓은 아니라고 본다. 독도를 가지는 것은, 그 주변의 영해를 모두 가지게 되는 것이기에 사실 그들이 탐내는 것은 바다다. 그 바다의 자원이다. 바다의 경계이다. 그저 파랗고 끝없어 예쁜 곳이 아니라, 바다는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고, 자원의 보고이며, 나아가 나라의 경계이자 영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바다에 대해 공부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이 이토록 생경한 느낌인 것은 아마 그 때문이리.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이전에, 바다에 대해 이토록 심층적으로 이야기한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스스로 역덕이라고 자랑스레 말하고 다니면서도 정작 바다의 역사에 대해, 또 바다가 품은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니. 다소 부끄러움이 앞선다.

 

 

최초의 인류에게 바다는 양식과 위험이 가득한 곳이었다. 바다는 또한 신이 분노를 표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바다는 따뜻할 때는 생명의 요람이었으며, 차가울 때는 죽음의 위협이었다. 최초의 인류 가운데 어떤 이들은 바다 역시 육지처럼 끝없이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바다에도 끝이 있고 그 끝은 현기증 나는 낭떠러지 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 최초의 인류는 장래의 어떤 탐험가보다도 더 큰 용기를 품고 스스로를 파도에 내맡겼다. (p.43)

 

사실 이 책은 마냥 쉬운 책은 아니다. 바다의 탄생에서 영장류의 첫 항해, 바다를 건너 세상을 지배한 이야기, 바다의 수송문화, 그로 인한 발전, 어업. 나아가 미래의 경제와 지정학에 대해서까지 바다 전체를 아우르는 책이니 결코 쉬울리가.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매우 잘 짜여진 책이다. 아마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뼈대를 튼튼히 나누었고, 문장들을 한점 한점 정성스레 얹었을 테다. 수많은 문헌과 자료를 공부하고 또 공부하며, 보다 정확한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매우 노력했음을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그렇다고 지겨우냐? Never! 이 책에는 지겨움이 1도 없다. 바다의 다양한 얼굴처럼, 이 책에는 매우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어떤 페이지는 흥미진진했고, 어떤 페이지는 묵직했으며, 어떤 페이지는 신랄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이야기들을 검색하거나 학습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이 책은 내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내 손에 들려 있었다. (그러고보니 책과함께의 신간들이 나를 계속 공부하게 하는구나.) 내가 알고 있는 역사는 정말 빙산의 일각이구나, 수십 번 생각했다.

 

 

언젠가는 이동하는 정보의 가치가 바다와 땅과 하늘을 통해 물리적으로 운송되는 물리적 상품의 가치를 넘어서는 날이 올 것이다. 이는 환경 보호에 가장 크게 이로울 것이다. (p.235)

 

언제인가 우리나라의 해저케이블이 얼마나 대단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상상도 해보지 않은 세상의 이야기였는데도 매우 심취해서 봤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파트를 읽을 때 나는 한층 심취했다. 바다는 하늘을 통해서만 통신할 수 있고, 바다를 통하지 않고서는 땅에서 통신할 수 없다(p.236)는 저자의 문장이 마치 바다의 다양한 얼굴처럼 자연과 과학의 공존이라 여겨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에 갈 일이 있었다. 동해안 블루로드 한 구간을 걸으며 문득 바다의 방대함과 바다의 신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파랗고 예쁜 바다를 바라보며 이 책 속의 문장들과 바다와 인간의 필수불가결한 관계들까지 생각해보게 되다니. 나도 조금은 진중한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점점 걱정이 많아지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그 또한 바다나 알지 나처럼 작은 인간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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