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능력 새우 슈퍼 능력 시리즈
원유순 지음, 김주경 그림 / 꿈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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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책을 꽤나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수천권의 그림책을 읽었다. 아주 다행이도 그 영향을 받아 우리집 꼬맹이도 수백권의 그림책을 읽었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천 권은 족히 넘는다. 그렇다보니 책을 읽는 실력도 꽤 성장했고, 스스로 까막눈을 탈출하셨다. 글씨를 알고 나니 글밥이 작은 책은 크게 관심이 없고, 아는 단어만 나오는 책보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서 뭔가 배우고, 물을 수 있는 책을 선호하고 있다. 이때다 싶어 꿈터의 책을 슬쩍 꺼내 소파에 얹어두었다. (아이가 읽을 수 있을까 다소 우려되어 책장에 있었음) 아니나다를까. 나의 낚시는 성공적이었다. 아이는 슈퍼능력새우를 붙잡고 소리내 읽으며 모르는 단어, 글씨를 계속 물으며 따라다녔다. 끝내 스스로 한 권을 끝내고 나서 나에게 책 이야기를 해주는데, 거의 완벽히 줄거리를 간추려 깜짝 놀랐다. 6세꼬마인줄만 알았더니, 그동안 읽은 책이 허투루 사라지지 않았음을 새삼 느꼈다.

 

글씨를 스스로 읽기 시작하는 즈음의 아이들부터, 스토리를 완전히 이해할 나이까지 두루두루 읽기 좋은 책인 슈퍼능력새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이 속담을 모르는 이가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가, 자신 뿐 아니라 모두를 위해 고래들을 위한 명판관이 된다면? 아마 고래가 싸울 일 자체가 없어지고, 자신도 등이 터지지 않아도 된다. 슈퍼능력 새우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새우의 시도로 바다속은 평화롭게 유지되고, 고래들은 결국 새우에게 평화의 왕이라고 고개를 숙이기까지 한다.

 

물론 현실에서 나보다 강자에게 평화를 요구하고, 해결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있으면 정말 우리의 등이 터진다. 생계가 위협받고, 살기가 어려워진다. 우리는 그런 세상에 적당히 타협하고 살았는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 살기 각박해진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있지 않은가. 우리 윗대가 못했으면 우리부터라도, 또 우리 아이들은 그런 세상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게 어릴 때부터 사상을 키워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후,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꼬마를 보며, 우리도 새우처럼- 내 아이도 새우처럼 양 측의 이야기를 듣는 귀와 평화로운 방향을 이끌어내는 지혜를 가지기를 기도해봤다.

 

(근데, 어른이 읽어도 너무 재밌어. 뿅이 너무 귀여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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