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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참으려고만 할까? -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감정 조절 심리학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이정민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4월
평점 :

현재의식의 내가 할 일은 지극히 간단하다. 바로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장면마다 내 감정을 깨닫는 것이다. (p.161)
며칠 전, 속상한 일을 겪었다. 자주
실수하는 동료로 인해 또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행정업무를 되돌리기 위해 부탁도 해야 했다. 사실 그로 인한 업무 번복 등은 익숙한 편이었기에 그 일을 수습하는 단계에서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으나, 실수를 1도 인정하지 않고 미안해 하지 않은 채 여전히 편안한 얼굴로
콜라를 마시는 그 동료를 보자 내 마음에서 인내심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어쩜 저렇게 뻔뻔해? 어쩜 저렇게 미안함을 몰라! 결국 내 미움은 번지고 번져, 그를 더 호되게 책망하지 않은 상사에게까지 갔다. 물론 단순한 나는
2,3일만에 잊어버리기는 했으나 그 동료로 인해 “내가 열심히
일하면 뭐하나. 저런 애들이랑 같은 월급 받는데”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그 부정적 감정은 상당했으리라.
그날 나는 무작정 걸었다. 원래도 걷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날은 정말 더 빠르게 무작정 걸었다. 걷는 동안 머리는 심플해졌고, 감정이 다소 잦아들었을 때서야 앉아서 책을 읽었다. 바로 이 책이었다. 솔직히 이런 분야의 책을 그리 즐겨읽지 않는데, 마침 제목이 내
마음 같아서, 그 순간 내 마음 같아서 집어든 책이었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에는 그것을 억누르거나 무시하지 말고 그때그때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며 그 원인이나 이유를 깨닫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깨닫는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해소해 나간다면 그 자체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p.46)
어떤 경우에도 100퍼센트
실패는 있을 수 없다 어떤 결과가 나왔든 그 속에 반드시 잘한 부분이 있고 전보다 성장한 부분이 있다. 부정적인
의식이 강해 잘한 부분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p.144)
사실 분노나 불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많다. 감정을 다스리는
책 역시나 많고. 그래서 굳이 이 책의 장점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이
책과 다른 책의 차이점을 이야기하는 편이 이 책을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나”에 대해 집중한다. 나의 감정, 나의 상태 등. 이타주의적인
경우가 많은 우리 사회에서, 사실 나를 들여다보는 게, 나를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책은 그것을 트레이닝 하게 돕는다. 쉽지는 않지만 간단히 감정을 심플하게
하는 법으로 “나 언어”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한마디로 “나 감정”을
이야기하게 돕는다. 타인이 주는 부정적 감정이나 스트레스보다는 나 자체의 감정에 집중하고, 그로 인해 내가 더는 화가 나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것.
아마 현대인들은 모두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타인이 평가하는 것에 신경을 쓰고, 때로는 목을 멘다. 그러나 잠시만 그들에게서 자유로워져 보자.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나의 감정을 바라보고, 나의 기분을 달래주자. 그러면 나는 조금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사실 이번주 내내 어쩌다보니 “나를 사랑하는” 책들을 많이 읽었다. 어쩌면 그래서 이번주를 덜 아프고 이겨 냈을지도
모르겠다. 단 한줄이라도 나를 변화하게 한다면, 그 독서는
충분히 유의미한 것 아닌가. 감사한 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