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리스 Fearless - 한국 최초를 써 내려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유나양의 정공법
유나양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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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답답하게 보일지라도 긴 호흡과 멀리 내다보는 안목으로 규모에 연연하지 않으며 일궈내는 단단한 성장. (p.63)

 

나는 “패피”는 아니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20대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옷을 좋아하고, 가방과 신발을 사고, 매치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유나양과 나름 구면(?)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사를 종종 읽기도 했고 보그 등의 월간지에서도 접하기도 했다. 이미지만으로는 다소 차가운 느낌이 있었는데 (그 정도 성공하려면 그래야 한다는 이미지도 있었고) 이 책을 읽으며 그녀에 대한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겉바속촉” 그녀다. 겉은 단단하고 속은 따뜻하고 뜨거운.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참 많았고, 마음이 여러 번 뜨거웠다. 아마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자신이 걸은 길을 한번쯤 돌아보게 만들 것 같다. (군데 군데 멋진 사진들이 많아서 읽는 내내 지겨움 1도 없고 오히려 신나기까지 했다.)

 

만약 네가 실수하기도 전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알려주면 넌 다음번에 또 같은 실수를 하게 될 거야. 난 네가 스스로 일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그리고 너는 이제 막 패션계에 발을 내디뎠잖아. 나는 네가 너의 실수에 관대해졌으면 좋겠어. 경력 20년차가 다 되어가는 나도 여전히 실수를 해. (p.171)

 

이 부분을 읽는데 진짜 온 마음이 몽클해졌다. 이 부분은 “자신의 실수에 관대해졌으면 좋겠어”라는 단락으로, 어쩌면 우리 모두가 참 못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는 오히려 타인의 실수에는 관대하지만 자기 스스로에게는 관대하지 못하지 않나. 실제 나도 타인의 실수는 여러 번 곱씹으며 이해할 포인트를 찾지만, 나의 실수는 내 스스로 용서해주지 못할 때가 많다. 이 파트를 읽는 내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생각했다. 내가 나를 조금 더 사랑해 주어야지. 내가 나를 조금 더 정확히 바라 봐야지 하고.

 

누군가 나에게 지금 너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현재의 나의 시간”이라고 답할 것이다. 현재의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고 지금의 시간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즐거워야만 최고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p.173)

 

성공이라는 단어로 그녀를 묶고 싶지는 않지만, 굳이 사용하자면 그녀가 성공한 것은 그녀의 단단단한 가치관때문이라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느낀 게 그녀는 굉장히 단단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신념이든 자신이나 타인에게 똑같이 적용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자신의 시간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시간도 소중하다고 표현하는 그녀는 멋있기까지 했다.

 

뉴요커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you never know!” 그렇다. 정말 아무도 모른다. 오늘은 또 어떤 멋진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내일의 내가 어떻게 될지. 인생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오늘의 내가 작다고 내일의 내가 작지는 않다. 그러니 오늘 하루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자. (p.270)

 

처음 큰 기대없이 시작했던 책이지만, 이 책은 내게 참 큰 울림을 준다. 한번 읽고 책을 덮었는데, 뭔가 느껴져서 책을 다시 읽었다. 두번째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녀가 진짜 단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감정과 동시에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녀 말처럼- 오늘 하루도 설레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내일이 아닌, 어제도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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