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모그!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0
주디스 커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별. 죽음. 헤어짐. 이런 단어들은 아이에게 무엇이라 설명하면 좋을까. 아직 당면한 문제가 아닌데도 언제인가 아이가 처음 이별이나 죽음을 만나게 될 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무겁다. 그런 일을 만나는 것은 철이 다 든 뒤로 미뤄두고 싶다. (건강해야지. 훌쩍)

아마 이 책은 죽음을 가장 따뜻하고 아프지 않게 그린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혹시 아이에게 이별, 죽음을 이야기할 순간을 맞이했다면 이 책을 함께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을만큼 따뜻하다. 그림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모그 이야기 중 가장 짠하고 따뜻한 이야기, <안녕 모그>. 맞다. 이 안녕은 마침표의 안녕이다.

모그가 가족들에게서 떠나고, 가족들은 사소한 일상에서 모그를 그리워한다. 귀찮게 느껴지던 순간이, 당연하던 순간이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리면 그 모든 감정은 그리움으로 변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더 아프고, 더 짠하다. 그러나 주디스 커는 그 순간조차 따뜻하게 그려낸다. 모그를 닮은, 모그 같은 녀석의 등장으로 가족들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고- 행복한 그리움으로 모그를 추억하게 된다. 물론 한 대상을 잊고 아프지 않게 그리워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하겠지만 말이다.

사실 우리 꼬맹이는 이 책이 싫다고 말한다. 몇 번이나 다시 읽어 놓고 그냥 싫다고 하는 걸 이해할 수 없어 잠들기 전 왜 싫었는지를 물어보니 사실은 모그가 불쌍해서. 가족들이 다 잊어 버렸어.” 라고 대답을 하더라. 꼬마의 대답이 가슴 아팠다. 이 아이는 죽음도, 죽음이 잊혀져 가는 과정도 아파할 녀석이겠구나.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슬플 녀석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코가 시렸다.

물건도, 동물도, 사람도- 사라진 자리는 더 큰 법이다. 함께 있을 때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함은 당연한 일이고, 함께 있지 못하는 순간이 올 때 잘 놓아주는 것도 의미를 지닌 일이다. 헤어짐은 아프지만 그 감정들도 사람을 키우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별의 아픔,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고 온전히 가지게 된 그리움까지. 아이들을 한 층 키우게 하는 큰 그림책이다.

<독서대화 포인트>

1.     모그와 헤어진 가족들이 어떤 순간순간에 모그를 그리워했는지 이야기해본다.

2.     물건 등을 잃어버렸을 때 느낀 상실감을 이야기해본다.

3.     애완동물이나 물건, 혹은 가족들과 헤어지게 될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그때를 대비해 더 많이 행복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