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영자 씨

천하무적 영자 씨
이화경 지음 / 달그림 / 2020년 4월

아. 이 그림책을 나는 어쩌면 좋단 말인가.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나는 꼭 내가 먼저 읽고 생각하고, 공부한 후에야 책을 주는 편인데, 이 책은 아이에게 읽어주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쏟아졌다. 그리고 부디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려고 나의 엄마가 집는 일이 없기를 잠시 기도했다. (물론 잠시 동안. 이 책이 많은 엄마들에게, 많은 영자씨들에게 위안이 되길, 위로가 되길)

사실 이 책에 대해 사전 정보가 없었던 터라 무슨 내용일지 모르고 열었다. 알려면 얼마든 알아냈겠지만, 오직 나의 감상으로 읽고 싶었다.

일단 색채. 선명하고 분명한 색이 사용되었다.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보기에도 좋은 색감이고, 마음이 복잡한 날 눈을 빼앗겨 읽기에도 너무나 좋은 색감이다. 단조로운 그림은 단조로운 대로 매력이 있지만, 이런 선명한 책은 분명한 집중력을 주기에 너무 좋다.

다음은 문장. 이 책의 가장 장점으로 꼽고 싶은 게 문장이다. 웬만한 시인 뺨을 치고 뒤돌려 옆차기까지 할 만큼 비유가, 해학이 넘치는 문장이다. 그래서 가슴이 시렸고, 눈물이 났다. 나의 영자씨 때문에 가슴이 시렸다.

마지막으로 감성. 이 책의 신나고 즐거운 색감, 표지의 그림과는 달리 내용은 말 그대로 감성이 넘친다. 비유 속에서 짚어낸 현실은 따뜻하고도 차가운 그 무엇인가의 느낌이다. 그래서 너무 어린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오히려 나 같은 또래의 어른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지금 내 또래의 사람이라면 일단 이 책은 무조건 만나보기를. 영자씨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질 테니 말이다. 그래서 작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 밤, 나를 울려주셔서 따끔하게 때려주셔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내가 힘들다고, 

나의 영자씨 속상한지는 모르고 힘든 얼굴 그대로 돌아왔다. 문득 잠든 내 영자씨의 어깨가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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