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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특별 합본판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사랑의 상대는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유부남과의 밀회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왕년의 한 여배우가 남긴 명언이다. 나는 “명언”이라는 말로써 여배우를 야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지 “고르는
것”이 아닐 터이다. 그 여배우, 진짜로 뭘 알고 있던 사람 같다. (p.325)
읽을수록 더 재미있는 그리스로마신화. 이번은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다. 아마 가장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그리스로마신화 테마 중 가장
유명한 부분이 사랑일 테다. 에로스 (큐피트),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우리가
흔히 이름을 알 법한 신들은 거의 사랑의 이야기에 대거 등장한다. 그래서 더욱 친숙하고, 쉬이 읽혀지는 부분이었다. 너무나 재미있기도 했고. (실제 2권을 읽다가 누군가에게 한 구절을 적어 보냈더니 무슨 책인지
너무 궁금하다며, 읽고 싶다고 하더라.)
이번 장에 소개된 이야기는 사실 다 읽은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너무
흥미진진해서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었다. 아는 내용의 글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이야기가 진짜 재미있어야
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두꺼운 책이 이렇게 술술 읽히는 것 자체가 책의 구성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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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무의식 중에 자기와 동성인 아버지를 미워하고 이성인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려는 남성의 복잡한 마음상태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들은 우리는 이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한다. (p.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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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그를 사랑했듯이, 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소서. 하시되 이 사랑을 이룰 수 없게 하소서. 이로써 사랑의 이름을 알게
하소서. (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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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렇게 사랑의 말에 목말라있는 귀에 달콤한 사랑이 말을 전할 수 있는 것은 다 네 덕분이니까. (p.467)
이 책이 출시된다는 말을 들을 때부터, 나는 이 책이 너무 읽고 싶었고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실제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한 줄 한 줄 재미있게 읽었고, 속도도 어찌나 잘 나는지, 줄어드는 게 아까울 정도다. 아마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재미있다, 술술
읽혀진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일단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부지런히 해석해오신
느낌이 팍팍 드는 문장이기도 하고, 문장 자체를 매우 매끄럽게 이어가다 보니 다음 문장이 이미 나를
마중을 나오는 느낌이라고 할까. 어느새 책의 반 넘게 달려왔다. 보통
이 정도를 읽으면 지겨운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이 뒷 장이 자꾸 궁금해진다.
이미 오늘 밤은 꽤 깊은데, 나의 밤은 아직도 더 길기를 바라는 밤이다.